“신경섬유종증은 병” 반점 제거 시술에 건강보험 적용 요구 잇따라

“레이저 시술은 ‘미용 목적’으로 간주돼 혜택 대상 제외된다”

기사승인 2020-01-23 02:00:00
- + 인쇄

“신경섬유종증은 병” 반점 제거 시술에 건강보험 적용 요구 잇따라

신경섬유종증 증상으로 몸에 생기는 반점을 제거하기 위한 레이저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해달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신경섬유종증을 앓는 자녀를 둔 부모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신경섬유종은 난치병인데, (레이저 치료가) 피부미용에 속한다”며 “서민들은 치료를 받기 부담되고, 어려운 사람들은 치료를 포기해야 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신경섬유종증으로 인한 반점 제거 레이저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을 요청하는 청원이 올라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자신을 28세 신경섬유종증 질환자로 소개한 청원글 작성자가 “피부과에서 레이저 치료로 진료을 받을 수 있지만 가격이 너무 부담된다”라며 “1회진료할 때마다 12만원이 들어가는데, 이를 30회~50회정도 반복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경섬유종증은 병이며, (반점 제거는) 미용 목적이 아니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유전성 희귀난치질환인 신경섬유종증은 인체 내 신경 다발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이다. 종양은 제1형(NF1), 제2형(NF2), 슈반종증 등 총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1형은 말초신경에 발생하는 종양으로 피부에 갈색 반점이 나타나는 유형이다. 2형은 뇌신경과 척수신경에서 종양이 발생한다. 서울아산병원 질병백과에 따르면 신경섬유종증은 1형의 발생빈도가 2형에 비해 높다. 약 67%의 질환자가 생후 1세 이전에 발견되며, 양성 종양의 악성화를 겪는 질환자는 약 16%로 알려졌다.

신경섬유종증은 질환자들 대부분의 몸에 커피색 반점이 생기는 피부병변을 동반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질환자들은 이 같은 반점 때문에 심리적 위축을 겪고, 아동 질환자의 교우 관계에도 걸림돌이 된다며 고충을 지속적으로 토로해 왔다. 그러나 신경섬유종으로 발생한 반점을 제거하는 레이저치료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 검버섯, 주근깨를 제거하는 레이저 치료와 마찬가지로 산정특례 대상도 제외되는 실정이다.

현재 신경섬유종증 치료 가운데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청성뇌간이식술이 있다. 이는 신경섬유종증으로 인한 종양이 청신경에 침범해 청력을 잃은 환자의 뇌에 전기적 장치를 이식해 들을 수 있게 하는 수술이다. 청성뇌간이식술을 받으려는 질환자는 2000만원가량 부담해야 했지만, 지난 2015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 부담은 2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