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마스크가 5000원…황당해서 말문이 막힙니다”

기사승인 2020-02-01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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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감기에 자주 걸리는 주부 마모(54) 씨는 일회용 마스크가 없으면 외출을 하지 못한다. 마씨는 지난 23일 한 쇼핑몰에서 마스크 30매 제품을 1만7400원에 구입해 배송받았다. 그러나 며칠 전 같은 사이트를 다시 들어가니 가격이 무려 15만원으로 올라 있었다. 다른 쇼핑몰 사이트도 제각각 가격이 뛰어 마찬가지였다. 마씨는 “한 주 만에 가격이 이렇게 오를 수 있는가”라며 “폭리를 취하기 위한 상술이 분명하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국내 확진 환자가 11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질병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트와 편의점, 약국은 이미 동이 난 상태고, 홈쇼핑 방송에서도 주문이 몰려 구입이 힘든 상태다. 문제는 일부 온라인 판매자들이 이런 상황을 악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매점매석이 품귀 현상을 더 부추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국민들의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설날 이전만 해도 ‘일회용 마스크’의 가격은 보통 온라인에서 110원 정도에 팔렸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가 본격화하면서 가격은 고무줄처럼 요동치고 있다. 실제로 한 쇼핑몰에 입점한 업체는 일회용 마스크의 가격을 12배 올려 개당 1398원에 팔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한 업체는 ‘KF94 등급’ 보건용 마스크 가격을 장당 470원에 팔다가 며칠 후 2000원대로, 이후에는 1만원대까지 올려 팔다 세간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는 온라인 판매업자가 마스크 가격을 급격히 올려 팔고 있다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관련 청와대 국민 청원도 등장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제기된 관련 민원 역시 40건을 넘겼다. 수요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국민의 안전이 걸린 일로 이득을 취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는 지적이다. 

중간의 악덕 재판매 사업자가 문제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마스크 제조업체인 웰킵스는 최근 가격 인상과 관련 “당사는 출고가에서 1원도 인상한 적이 없다”면서 “온라인상에서 일부 개인 판매자 등이 저가 매입한 마스크로 폭리를 취해 재판매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라고 공지했다. 이어 “앞으로도 마스크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악덕 재판매 사업자를 통한 구매가 아닌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공식 판매채널을 이용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폭리 현상이 주로 관찰되는 쿠팡과 이베이코리아 등 오픈마켓에도 비난의 화살이 꽂히고 있다. 비록 오픈마켓 형태로 제품을 판다지만, 판매자에 권한만 맡긴 채 소비자 피해를 방관하고 있다는 것.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가격은 판매자들이 조정하는 것이라 모든 가격 변동까지 추적해 파악하긴 어렵다"면서도 “비정상적으로 가격을 올린 일부 판매자들에 대한 모니터링이 진행 중이고, 긴급하게 필요한 물품을 사재기해 가격을 올리는 행위가 없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청부 차원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다음달 초까지 매점매석 행위 금지 고시를 제정해 폭리 목적으로 물품을 사재기하거나 팔지 않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계획이다. 담합을 통해 마스크 등의 가격을 올리는 불공정거래에 대한 감시도 강화한다. 적발될 경우 공정거래법에 따라 매출액의 10%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한다. 아울러 형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 역시 부과할 방침이다. 

“500원 마스크가 5000원…황당해서 말문이 막힙니다”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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