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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앞두고 마지막 겨울 선물 ‘계방산 눈꽃 산행’

입춘 앞두고 마지막 겨울 선물 ‘계방산 눈꽃 산행’

곽경근 기자입력 : 2020.02.02 21:18:11 | 수정 : 2020.02.03 10:54:09

산림청 선정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인 계방산(1577m)은 한라산·지리산·설악산·덕유산에 이어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명산이다. 계방산은 계수나무 계(桂)자와 향기 방(芳)자를 본따서 지어진 이름이다. 산행 도중 바람이 불자 나무 위에서 은빛 눈가루가 쏟아져 내리고 있다.

-온 산에 피어난 하얀 눈꽃에 등산객들 감탄 연발-

-국내 5번째 고산, 1100m 운두령에서 산행 시작-

-하산 후 평창 송어회와 봉평 메밀음식도 별미-

어머, 나뭇가지 끝에 눈 목련이 활짝 피었어요!”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 위에 몽실몽실 달려 있는 눈송이가 파란하늘 아래서 눈부시게 빛나는 모습에 등산객들은 일제히 탄성을 자아냈다. 보기에 따라 목련이나 벚꽃, 목화송이처럼 보이는 하얀 눈꽃은 한폭의 겨울 유화(油畵) 그 자체였다.

경자년 새해도 벌써 한 달을 훌쩍 보내고 새달을 맞은 21, 강원도 홍천군과 평창군 경계에 위치한 계방산에는 많은 등산객이 눈꽃산행에 나섰다.

계방산 눈꽃 산행의 기점은 홍천과 평창을 연결해주는 운두령에서 대부분 시작한다. 운두령의 높이가 이미 해발 1089m에 이르니 1577m인 계방산 정상까지 표고차가 488m에 불과하다.

지난 28일 용평에 30cm의 폭설이 내리는 등 모처럼 강원도 산간지역에 많은 눈이 내리자 대부분 산행버스들은 계방산을 비롯 오대산과 선자령, 발왕산, 함백산, 태백산 등 눈꽃으로 유명한 평창, 태백, 정선으로 산행방향을 잡았다. 특히 1577m 높이의 계방산은 한라산과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에 이어 국내에서 5번째 높은 산이지만 해발 1089m인 운두령 정상에서 하차해 고산준령을 발아래 두고 산행이 가능해 많은 등산객들이 주말 계방산을 찾았다.

계방산은 오대산국립공원에 속해있지만 오대산과 별도로 독립된 산자락이다. 백두대간 서편에 위치해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북서풍과 마주해 눈꽃이 만들어지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한자 풀이대로 계수나무 향기가 나는 산이란 뜻을 가진 계방산(桂坊山)은 각종 약초와 야생화가 자생하고 산삼이 유명해 사시사철 심마니들이 모여든다. 산죽·주목·철쭉 등이 군락을 이루어 일대가 생태계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로 산 아래 눈은 모두 녹았지만 운두령에서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그늘진 곳에는 상고대와 보솜보솜 나뭇가지에 달려 있는 눈송이가 하나 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등산로 옆에는 눈에 덮인 조릿대의 푸른 잎이 싱그럽게 이어졌다. 많은 등산객이 일시에 산행을 시작하자 좁은 산길은 교차산행이 어려울 정도로 복잡했다. 전문 산악인들에게는 많은 인파로 답답했지만 모처럼 많은 눈을 볼 수 있어서인지 모두들 밝은 표정이다.

간간히 산 능선을 타고 불어오는 골바람에 나뭇가지에 붙은 눈들이 햇살에 반짝이며 영롱한 은가루를 뿌려댄다. 일제히 이 장면을 놓칠세라 카메라와 스마트 폰들이 나무 위로 향한다.

정상을 향해 오를수록 늘씬한 물푸레나무를 비롯 침엽수, 관목에 곱게 내려앉은 눈송이가 산객의 발길을 잡으며 각자 다양한 자세로 작품 담기에 여념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산행이 조금씩 지체되기도 했다.

높고 낮은 깔딱 고개를 지나 오르막이 서서히 경사를 낮출 때 쯤 하얀 솜옷을 걸쳐 입은 나뭇가지 위로 파란 하늘이 넓게 펼쳐졌다. 이어서 정상 능선의 시작을 알리는 전망대가 나타났다. 계방산 눈꽃 산행의 진면목은 이곳부터 시작됐다. 등산객들은 평평한 눈밭에 손을 잡고 누워 잠시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보기도 하고 처음 보는 이에게 호기롭게 단체사진 촬영도 부탁한다.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백두대간을 배경으로 파란 하늘과 하얀 눈꽃이 절정을 이뤘다.

태백산맥의 한 줄기인 계방산은 남한에서 자동차로 넘는 고개 중 함백산 만항재(1330m)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운두령이 산자락을 휘감고 있다. 주목, 철쭉이 군락을 이루며 특히 겨울에는 눈 덮인 주목군락지와 소나무 숲이 절경을 뽐낸다.

마침내 쉬엄쉬엄 겨울 산을 감상하며 정상에 오르자 좌측으로 오대산을 비롯 풍차가 줄지어 서있는 선자령의 눈 덮인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계방산 표지석 옆에서 인증 샷을 남기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거나 바람을 막아주는 대형 비닐(비닐 셀터) 속에서 준비해온 간편식을 나누는 동호인들의 모습이 정겹다.

산악인 강은구(55) 씨는 올 겨울 눈 산행을 못해 아쉬웠는데 동료들과 모처럼 눈길을 걸으며 좋은 시간을 갖고 있다.”면서 산행 리더로 마지막까지 안전 산행하고 귀가하겠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정상에서의 식사와 기념촬영을 마친 등산객들은 서둘러 하산을 시작했다.

계방산 정상 표지석 앞에서 산악회 회원들이 밝은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계방산 정상은 계방산 탐방로에서 유일하게 갈림길이 있는 곳이다. 계방산 삼거리로 곧장 내려가는 길과 계방산 오토캠핑장을 거쳐 삼거리로 내려서는 길이다. 계방산삼거리 방면 하산로가 비교적 짧고 쉽지만 대부분 등산객들은 눈 덮인 주목을 감상하기 위해 한 시간 가량을 더 투자해 주목군락지로 방향을 잡았다.

희귀식물과 다양한 멸종위기 식물이 서식하는 계방산은 강원도의 대표적인 천연림 군락지로 2000년부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특히 능선부에는 700여년을 살아온 보기 드문 보호수종인 주목이 700여 그루 자생하고 있다.(사진=윤종빈)

캠핑장 방면으로 하산로를 잡으면서 얼마 안가자 천년 이상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주목들이 자신마다 특이한 형태를 자랑하며 사람들을 맞이했다. 등산객들은 흰 눈으로 적당히 치장한 주목 앞에서 다시 한번 감탄사를 연발하며 카메라나 휴대폰으로 인증 샷을 남겼다. 아이젠에 붙어있는 얼음조각 떼어내는 등 장비를 점검한 등산객들은 가파른 산길을 거쳐  노동계곡을 지나 오토캠핑장에 도착하면서 2월 첫날, 행복한 눈꽃산행을 마무리했다.

계방산 정상에서 바라본 오대산 및 백두대간 전경(사진=윤종빈)

평창=사진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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