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가 분수령...중국 내 부품공장 정상화 '고비'

코로나 사태 장기화 막기 위해 산업계 필사적

기사승인 2020-02-12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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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주가 분수령...중국 내 부품공장 정상화 '고비'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중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연장된 춘절이 끝나고 10일부터 중국 내 공장 재개에 들어갔다. 공장이 정상적으로 재개되는지 여부에 따라 이번주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력을 판단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의 중국 내 공장들이 일부 재가동되었다. 하지만 일부 중국 지방정부가 아직 공장 재가동에 대한 지침을 내리지 않아 재가동되지 못한 곳들도 있다. 

삼성전자는 가동해왔던 시안 반도체 공장, 쑤저우 반도체 후공정 공장에 일부 인력이 추가로 복귀했다. 다만 톈진의 TV공장은 재가동을 오는 19일로 일주일 가량 미루어졌다. 아직 톈진 지방정부에서 공장 재가동에 대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톈진의 TV 공장은 주로 중국 내수용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중국에 있는 10개 공장 중 8개 공장을 10일부터 재가동했다. 전날인 10일까지만 해도 재개되지 못했던 항저우의 LCD 공장도 재가동됐다. 이제 남은 공장은 톈진(에어컨), 친황다오(컴프레셔) 공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발열이 있거나 기침 증상이 있는 직원은 체온 측정 등을 거치기 때문에 애초에 사업장 출입이 안 된다"며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게 하고, 방역도 수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공장을 재가동했다. LG디스플레이의 LCD 공장인 옌타이와 난징 공장이 10일부터 가동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쑤저우 LCD 공장과 모듈 공장도 가동률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도 차량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 수급 부족 문제로 문을 닫았던 중국 공장이 지방정부의 허가를 받아 11일 재가동하면서 국내 공장들도 13일부터 가동이 예정됐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분수령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미 연장된 춘절로 쉬는 기간이 늘어난 동안에 국내에 갖고 있던 중국의 소재와 부품 재고가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주부터 공장 재가동이 정상적으로 실시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공장이 재개되었어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면 공장을 셧다운해야 되기 때문에 중국 내 공장들은 위생과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 공장을 멈추게 되면 바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공장 가동률이 지지부진하거나 공정을 다시 멈추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의 영향력이 올 1분기를 넘어 2분기까지 가게 된다면 산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우리 산업계의 중국산 소재나 원료 의존도가 생각보다 높은데, 그동안의 긴 휴일로 재고가 소진되고 있어 공장 가동률이 매우 중요하다"며 "공장이 빠른 시일 내에 재가동되고 안정화되어야 신종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산업계에서는 사스(SARS)보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산업계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세계 경제와 글로벌 생산 및 공급망 등에서 중국의 위상은 과거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 발병했던 2003년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사스 때보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았다. 

실제로 연구원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4.3%에서 지난해 16.3%로 급증했고, 2018년 주요 제조업 수출액 중 중국이 수출하는 제조업 수출액 비중은 2003년보다 3배 정도로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 OECD 국가 중 제조업 생산에서 중국의 부가가치 기여 비중이 높은 국가로 지목된다. 

연구원은 "이번 신종코로나 감염증의 중국 내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활동 위축 정도는 과거 사스 때보다 더 클 것으로 우려되며, 내수경기 침체 조짐이 보일 경우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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