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와 전혀 무관한데…비방 멈춰달라” 억울한 피해자들

기사승인 2020-02-26 17: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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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오해로 인해 신천지와 무관함에도 비난 받는 피해자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강동구 소재 대형교회인 명성교회는 25일 온라인 공지를 통해 신천지와 관련됐다는 허위사실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명성교회 부목사는 지난 14일 청도 대남병원 농협장례식장에 방문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목사는 상을 당한 성도의 가정을 위로하기 위해 장례식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친형의 장례식장을 찾은 것으로 오인해 비방이 쏟아졌다. 장례식장이 같다는 이유에서다. 이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은 날짜 자체가 다르다. 이 총회장 친형 장례식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치러졌다. 온라인 상에서는 “명성 교회도 신천지냐” “개신교 목사가 왜 신천지 교주 친형의 장례식에 간 것이냐” “부목사가 신천지로 잠입한 것 아니냐” 등의 댓글이 잇따랐다. 결국 명성교회가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천지와 전혀 무관한데…비방 멈춰달라” 억울한 피해자들코로나19 사망자가 신천지와 관련이 있다고 잘못 알려진 탓에 유족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기도 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사례(관련자)’로 알려졌던 코로나19 5번째 사망자(50대 여성) 유가족은 신천지와 무관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유가족은 “어머니는 신천지와 관련된 분이 아니라 기독교인”이라며 “’이만희가 안 살려줬는가 보다’는 댓글을 보면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결국 지난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5번째 사망자가 신천지와 관련이 없다고 정정했다.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신천지 교인이 다녀갔다는 ‘가짜뉴스’로 곤욕을 치른 자영업자도 있다. SNS 상에서는 부산 한 빵집에서 보호복을 입은 세 사람을 앞에 두고 한 여성이 ‘V자’를 만든 사진이 유포됐다. 이를 두고 신천지를 뜻하는 손 모양이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여성이 코로나 확진자라는 글이 유포됐으나 사실무근이었다. 이 손님이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119를 불렀고,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되자 119 구급대원들이 보호복을 입고 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빵집 업주는 “손님이 코로나19나 신천지와 전혀 관련 없다는 사실을 119에서 확인해줬다”면서 “잘못된 정보가 퍼져서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신천지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확인된 국내 확진자 1146명 중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사례가 597명(52.1%)이라고 밝혔다. 중대본은 전날 신천지 측으로부터 전체 교인 21만2000여명 명단을 전달받아 전수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유증상자에 대해서는 즉시 자가격리 조치 후 자택방문 및 검체채취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날 오후 각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한 실무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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