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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적에 눈 먼 은행, 소상공인의 어려움 안보였나

실적에 눈 먼 은행, 소상공인의 어려움 안보였나

조계원 기자입력 : 2020.03.06 05:00:00 | 수정 : 2020.03.05 19:13:59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늘어나면서 정부가 정책자금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나온 정책자금을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정책을 펼칠 때 “부작용과 이를 악용하는 이들이 나오게 된다”던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정부는 지난달 13일부터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을 업체당 최대 7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금리도 1.5%로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지원이 시작되자 지원 신청은 폭주했고, 신청을 위한 상담만 2주를 기다려야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런데 소상공인들이 정부의 정책자금에 목을 매고 있다는 점을 악용한 은행이 등장했다. 지원신청을 위해 방문한 소상공인에게 대출 승인을 거론하며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한 것이다. 결국 지원 신청자는 눈물을 머금고 금융상품에 가입해야만 했다.

해당 은행에게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안보였던 걸까. 은행 측에서는 ‘개인의 일탈’이라며, 실적을 높이기 위해 해당 직원이 부적절하게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산 시스템상 이 같은 행위를 허용해 놓은 상황에서 이를 개인 직원의 일탈로 해명할 수 있을까.

은행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적 압박을 받으면 눈에 보이는 게 없어진다”고 한다. 실적을 압박하면서 시스템 상으로 이 같은 상품판매를 허용한 은행이 잘못이 없다고 해명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1차적으로 부적절하게 상품을 판매한 은행원에게 책임이 있지만 2차적으로는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 놓은 은행 측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다.

사실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 같은 행위가 비단 특정 은행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원에 대한 실적 압박은 다른 은행들 역시 마찬가지고 시스템상 이러한 판매행위를 허용한다면 어느 은행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일부 은행의 경우 이러한 사례가 알려진 이후 내부점검에 들어갔다. 금감원도 사태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상생경영, 동반자경영 등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는 평소 말처럼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맞아 진정 상생경영을 펼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았으면 한다.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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