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잠시 멈춘 K리그가 ‘팬심’을 잡는 법

코로나19로 잠시 멈춘 K리그가 ‘팬심’을 잡는 법

기사승인 2020-03-10 16: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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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그라운드는 개장도 못한 채 휴업에 들어갔다. 프로축구연맹과 구단들은 기약 없는 기다림 중인 팬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소통에 나서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9일 예정됐던 정규리그 개막을 잠정 연기했다. 팬들과 선수단을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다. 올 시즌 개막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던 K리그 22개 구단들은 모든 행사 일정을 취소했다. 

연맹과 각 구단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길 기다리기보다는 ‘온라인 콘텐츠’란 카드를 꺼내 들어 팬들과 소통 중이다. 집에서 소식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위해 신선한 콘텐츠로 아쉬움을 달래려 애쓰고 있다.

지난달 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22개 구단의 마스코트로 ‘반장선거’ 이벤트를 진행했다. 최근 신드롬을 일으킨 ‘펭수’를 모티브로 각 구단의 마스코트를 앞세웠다. 코로나19 여파로 미디어데이가 취소되자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개표방송을 대체했다. 경기 외적인 콘텐츠로 팬들의 흥미를 유발하며 호평을 끌어냈다.

지난 7일에는 온라인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 4'로 '랜선 개막전'을 개최했다. 축구 팬들에게 익숙한 배성진, 윤태진 아나운서가 나서 개막전으로 예정됐던 전북-수원, 울산-서울, 대구-강원 세 경기를 치렀다.

이 경기들은 각 아나운서들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동시 접속자는 1만3200명에 달할 정도로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또 프로축구연맹은 ‘미리보는 K리그1 MVP, 영플레이어’ 모의투표를 진행 중이다. 프로축구연맹 후보선정위원회에서 후보를 선정하는 대신 K리그1 12개 구단이 소속 선수들 중 각 2명씩을 MVP와 영플레이어 후보로 추천했다.

12명의 후보들을 대상으로 실제 대상 시상식에서 MVP와 영플레이어를 선정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의 모의투표가 진행된다. 각 구단 감독과 주장들이 1표씩을 행사하고, K리그 취재 미디어도 1인 1표씩을 행사한다. 결과는 오는 12일 아프리카TV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이밖에 최근 울산으로 이적한 이청용의 과거 K리그 활약상 편집 영상을 제작해 SNS채널에 올렸다. 영상 업로드 하루 만에 조회 수가 17만회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로 잠시 멈춘 K리그가 ‘팬심’을 잡는 법

각 구단들도 팬들의 눈길을 끌만한 각종 온라인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프로축구 K리그2 서울 이랜드FC는 매년 빠짐없이 진행해왔던 시즌 출정식을 온라인으로 다시 대체했다. 현재 아프리카TV에서 활동 중인 박문성 해설위원의 ‘달수네 라이브’에서 진행된 이 방송에는 시청자들이 한 때 5000명 가까이 모였다.

정정용 감독을 비롯해 김민규, 이상민 등 주요 선수들이 방송에 출연해 시즌 포부와 계획 등을 말했다. 치어리더들도 함께 응원가를 부르는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호평을 받았다.

포항 스틸러스는 다큐멘터리 '서른 그리고 스틸야드' 3부작을 제작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 6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올해로 개장 30주년을 맞은 홈구장 스틸야드에서 보낸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스틸야드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선수단의 이야기를 담았다.

대구FC는 선수들과, 팬들, 마스코트 리카와 빅토 등이 등장하는 웹툰 ‘DM(Deagu Much Information)'을 연재한다. 또 서울·수원 등은 선수단의 프로필 사진 촬영 현장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이밖에 많은 구단들은 신인들을 소개하거나, 유니폼과 구단 상품 등을 공개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연맹 관계자는 “외부로 나갈 수 없는 상황에서 연맹과 구단이 온라인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며 “연맹하고만 소통이 되는 것이 아니라 팬들끼리도 소통하고 즐기는 모습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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