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말고, 정기 구독”…백화점‧마트, 빵‧반찬 구독경제 ‘눈독’

기사승인 2020-03-1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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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들이 구독경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구독경제란 사용자가 매달 또는 매주 이용료를 내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공급자로부터 정기적으로 제공받는 것이다. 과거에는 신문이나 정수기 렌탈 서비스 정도가 꼽혔지만, 최근에는 빵과 커피, 반찬, 가전, 침구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월 영등포점 식품관 베이커리 메나쥬리 매장에서 선보인 ‘빵 구독 서비스’의 전 점포 확대를 검토 중이다. 이 서비스는 한 달에 5만원을 내면 매일 빵 하나씩을 제공한다. 정액권 결제 후, 인기 제품 5종 가운데 1개를 매일 가져갈 수 있다. 해당 빵의 가격이 4200원~5500원 임을 감안할 때, 정가의 3분의 1 가격에 사는 셈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고객은 새로운 빵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백화점은 매일 새로운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라며 “코로나19 이후, 해당 서비스의 전점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빵 뿐 아니라 ‘커피 월 구독권’도 등장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이달 1일, T카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커피 구독권을 내놨다. T카페는 트레이더스 내 피자, 파스타 등을 판매하는 푸드코트다. 일자별 아메리카노 교환권 31장과 커피+스콘 세트 교환권 2장이 제공된다. 가격은 일반 카드 결제 시 7980원이다. 구독권은 구매일부터 해당 월의 말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단골 말고, 정기 구독”…백화점‧마트, 빵‧반찬 구독경제 ‘눈독’매장의 고객 집객력을 높이고,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복안이다. 실제로 편의점 GS25와 CU도 각각 ‘도시락 예약 구매’ 서비스 등을 개시하며 관련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업체들에 따르면 서비스 제공 한 달 만에 주요 서비스로 자리 잡으며 이용건수와 매출이 크게 올랐다.  

롯데백화점도 구독경제에 뛰어들었다. 1~2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를 타깃으로 지난 1월부터 반찬 배달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여 메뉴 중 배송 수량을 선택해 소량을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회사의 조리법대로 만든 반찬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고객 요청 사항을 반영한 맞춤형 반찬으로 차별화했다. 

이커머스와 홈쇼핑 업계도 구독경제가 불 붙은 상태다. CJ오쇼핑은 TV홈쇼핑 업계 최초로 지난해 5월부터 생리대 정기배송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특히 쿠팡은 생수, 기저귀, 물티슈 등 생필품을 정기 배송받는 고객이 현재 40만명을 넘어섰다. 이외에도 이커머스의 생필품 구독 대상 품목은 간편식, 화장품, 의류, 반려동물 용품 등으로 연일 다양해지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뿐 아니라,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충성 고객 확보의 일환으로 구독경제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면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기술(ICT) 발전과 맞물려 구독경제 시장은 크게 성장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는 올해 전 세계 구독경제 시장 규모를 60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라고 강조했다.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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