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30년전 진안군민으로 사실겁니까?

입력 2020-03-17 15: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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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현두 작가

다시 되돌아가 30년 전으로 리턴 하는 진안군의 군민으로 살아가실 겁니까? 다시 만날 30년은 이전의 시대와의 인연을 끊고 진안군민이 만들어 낸 진안군민의 군수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언제부턴가 내가 사랑하고 동경했던 진안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수년전 진안군 행정의 수반이 바뀌자마자 마이산에 케이블카를 놓겠다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환경부의 부동의로 불허되자 이제 진안중학교 교가에도 등장하는 진안읍의 주산(어머니의산)인 부귀산을 이리저리 생채기를 내고 천문대를 만든다더니 그마저도 행정과 군수의 법을 무시한 행정절차에 다시 중단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법의 원칙을 무시한 개발의 과정속에는 늘 지역의 토호세력과 건설/토목업자들이 있었습니다. 

진안군의 1인당 예산은 전라북도내에서 1위에 가깝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과 진안군민들 개개인의 삶에 그 예산은 어떻게 쓰여졌을까요? 예산의 집행과 분배는 공정함을 담보로 이뤄졌을까요? 반문하고 싶어집니다. 그 많은 예산들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요?

내가 알던 고향의 풍경은 지금도 점차 사라질지도, 사라지고 있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얼마 전부터 진안읍에 나부끼는 현수막이 하나 등장했습니다. 진안군에 풍력발전소를 지으려는 시도를 반대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019년 5월경부터 해당 사업주는 진안의 성수면과 동향면에 풍력발전소를 세우기 위해 풍황계측기를 설치했다고합니다.  '현지 관계자'가 땅 주인과 주민동의를 받는 중이라고 하는데, 주민 수용성 조사를 맡은 사람이 전직 진안군수라고 하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정말 끝도 없는 쩐의 전쟁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고, 이 시대에 진정한 어른은 어디에 있을까 반문하고 싶어졌습니다. 내 고향 아름다운 진안고원의 숲과 능선에 놓으려는 거대한 자본가들의 등장, 보통 풍력발전소 사업들이 작은 군소단위 지자체의 한해 예산과 맞먹는 다고 합니다. 앞에서 고배를 마신 케이블카가 400억 원(추정) 정도의 예산치 였는데, 그 열배 정도에 버금가는 사업일 수도 있는 것이죠. 

지역사회의 발전은 이렇게 산을 깎고 건물을 올리는 것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지나간 것들입니다. 미안하지만 이제는 너무 늦은 것들이죠. 진안군수는 늘 우리에게 그런 마천루의 환상을 심어주는 정책들을 쏟아내곤 했습니다. 

반면, 지역주민을 위해서라면 의료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했으나 의료원을 어쩌다 온갖 비리의 공간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의료원채용비리 기소) 마이산을 발전시키겠다고 수십 년 장사한 상가들을 밑으로 내몰고는 그곳에 오점 투성인 가위박물관과 전주와 완주에서 오가던 명인명품관이라는 것을 내주었습니다. 이 곳들은 결국 홍삼스파와 같이 진안군의 지원금이 없이는 운영되기 힘든 많은 공적 세금이 들어가는 공간들입니다. 그래도 이 둘은 공적인 목적이라 칩시다. 기존의 상가들을 아래로 떠밀고는 예전의 그 곳들에는 버젓하게 상업공간을 오픈하는 것을 보고 기존의 상가 자리에 다시 상권을 만드는 행정의 일관성 없는 방향성에 혀가 내둘렸습니다.

제가 수년간 지역사회의 근본적 문제에 그리고 정치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진안군수와 행정을 이대로 더 둔다면 내 고향의 아끼던 풍경과 아끼던 공간을 훼손하고, 소중한 내 벗들이 떠날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진안군 건강한 정치실현을 위한 캠페인 16일차 입니다. 현재 550명의 온라인 서명으로 많은 분들께서 이 캠페인에 지지를 보내주고 계십니다. 진안지역은 변하고 있고, 주민들은 새로운 군수에게 건강한 정치의 실현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모든 군수 후보들에게 그리고 본선거와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진안지역사회 청년 선후배들과 내 벗들에게 그리고 내 부모의 세대들에게 계속해서 권면하고 나눌 것입니다.

저는 여행 작가이자 두 딸의 아빠이기도 합니다. 진안에서 나고 태어나 자라면서 현재도 이 곳에서 생활하고 있죠. 내  두 딸이 살아갈 진안의 이야기는 이전의 삶들과는 달라져야 합니다. 바벨탑을 짓는 일보다는 숲속 도서관을 만드는 일을, 도로를 내는 일 보다는 숲으로 가는 길을 만들고 자연을 가꾸어 관광자원이 되는 일에 머리를 쓰고, 농약과 제초제로 범벅된 쌀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그대로에서 차별화된 자연농을 육성하는 일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진안 그 자체로의 경쟁력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내 고향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서, 선배로, 가장으로서 살기로 다짐하기도 합니다.
정치는 진안 군민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필요한 도구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30년 전의 정치와 선동꾼들에게 머무는 고향이 안타깝습니다.

1960년 3.15부정선거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던 것처럼, 이번에 치러질 4.15 진안군수 재선거에서는 혁명에 가까운 일들이 만들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는 결국 혁명을 일으켰고 정권은 막을 내렸던 것처럼, 진안군민의 사고와 민심이 하나로 뭉쳐지기를 소망합니다. 민심이 요동치는 것에 힘입어 무소속이 연합을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거대한 여당의 후보와 당당하고 공정한 선거로 지역의 화합 안에서 축제의 선거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 리턴하여 예전의 군수들의 시간을 살아가지 말고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진안을 위해 이번 진안군 선거가 축제와 같이 되길 바라며, 돈과 조직의 힘이 아닌 주민들에게 공약과 진심으로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시기를 내 고향을 너무도 사랑하는 제가 감히 말씀드립니다.

(진안이 고향인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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