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은 코로나19 현장에 가고 싶다, 그러나...

“의료인이니 당연 참여” vs “법적 논쟁 여지 있어”

기사승인 2020-03-19 0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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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은 코로나19 현장에 가고 싶다, 그러나...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코로나19로 의료기관과 방역 현장은 극심한 일손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 건강을 돌보겠다는 의료인들과 이러한 요구를 부담스러워 하는 이상 기류가 관측된다. 

의료인인만큼 방역 활동에 동참하겠다는 한의사들과 이를 달가워하지 않는 의사단체, 그리고 뒷짐을 지고 선 보건당국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 기자는 여러 감염 및 방역 전문가들과 접촉해 한의사의 동참에 따른 장점과 견해 등을 구했다. 그러나 그들은 "직역 간 갈등에 엮이기 싫다"는 답변만을 내놨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환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에서 방역 업무를 하기 위해 51명의 한의사 명단을 방역 당국에 제출했지만,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참여 허락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었다. 한의협의 요구사항은 ▲역학조사·검체채취에 한의사 '적극' 활용 ▲대구지역 자원 한의사 즉각 배치 등등이다. 또다시 18일 한의협은 국가방역시스템에의 참여를 보장하라고 요청했다. 

한의사의 방역 및 진료 업무 투입과 관련,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난색을 표했다. 김 1총괄조정관은 “코로나19 관련 한의학계 제안이 있었다. 감사하지만, 몇 가지 면에 있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점잖은 표현을 썼지만 에둘러 한의사 참여 보장을 유예 혹은 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쟁점은 한의사의 의료행위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한의사·치과의사 등 의료인은 면허 범위 외 의료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문제는 의료행위에 대한 사례가 다양하고, 유권해석 등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한의사의 의료행위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강한 어조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의료행위를 둘러싼 갈등은 한의사의 혈액 및 소변을 채취 허용을 두고 폭발했었다. 복지부는 한의사의 해당 행위에 대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며 갈등은 마무리됐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현장에서 이런 갈등이 재현되는 것을 원치 않는 눈치다. 

안병수 한의협 홍보이사는 일부 지자체에서 한의사가 검체채취, 역학조사 등의 업무를 맡았지만 한의사 방역이 이슈로 떠오르자, (보건당국은) 한의사를 업무에서 배제시켰다”며 “우리나라에서 양방이 메이저고 한방이 마이너라는 보이지 않는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울화통을 터뜨렸다.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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