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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지원, 지자체별로 달라… 형평성 논란 심화

지자체장의 폭넓은 재난안전기금 활용권한 지적도… 행안부, “법개정 사항” 난색

오준엽 기자입력 : 2020.03.19 05:00:00 | 수정 : 2020.03.18 22:05:08

돌봄노동자들이 18일 세종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전주시가 쏘아올린 ‘재난기본소득’ 도입논의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경기도, 경남도도 재난기본소득의 지원 필요성을 주장했고, 서울시 박원순 시장은 18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중위소득 100% 이하 117만 가구에 최대 50만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정치권도 거들었다. 4.15총선에 나서는 몇몇 진보진영 예비후보들은 물론, 대구·경북(TK)에 연고를 둔 의원들이 중심인 보수진영까지 정부에 검토를 요구했다. 심지어 정의당은 18일 당론으로 전국민에게 100만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제공하자는 민생지원책을 제시하기까지 했다.

문제는 재원이다. 전주시는 지난 13일 전주시의회를 통해 긴급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며 정상적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일용직 근로자나 실직자, 생계형 아르바이트생 등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 약 5만명에게 52만여원씩을 지급하기로 했다.

서울시도 1~2인 가구는 30만원, 3~4일 가구는 40만원, 5인 이상 가구는 50만원을 ‘모바일지역사랑상품권’ 혹은 ‘선불카드’ 형태로 지급하기로 하고, 총 3271억원에 달하는 관련 재원은 재난관리기금과 추경예산을 동원해 조달할 계획을 세웠다.

결국 지자체 예산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근거를 두고 있는 ‘재난관리기금’을 쓰는 셈이다. 바꿔 말하면 재정자립도가 낮아 예산이 넉넉하지 않으면 지급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 전주를 제외한 전라북도 소속 지자체들은 재난기본소득 지원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 고령의 남성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파주시 우체국을 찾았다. 사진=박태현 기자

재난기본소득 뿐이 아니다. 마스크나 소독제와 같은 방역물품의 지금까지도 지자체의 재정자립도 혹은 지자체장의 소극적인 대처로 지역별 차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들 사이에서 지자체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재정이 넉넉하거나 지자체장의 의지가 있는 지역 거주자들은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있어서다. 실제 양산시나 정읍시처럼 임산부나 노약자, 다자녀가구 등 사회취약계층에게 마스크 무상공급을 추진하는 곳과 고양시 등처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지역도 있다.

이와 관련 고양시에 거주하고 있는 한 임산부는 “거동도 불편하지만 약조차 제대로 쓰지 못해 감염이 우려돼 약국도 가지 못하는 임산부에게 마스크 하나 주지 못하냐며 지금 지역 맘카페 등에서는 고양시를 떠나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면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지원에 대한 지역편차와 형평성 논란은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이 마련되더라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재난관리기금 사용결정의 권한 대부분이 지자체장에게 위임돼있어 관리주체인 행정안전부조차 법 개정이 이뤄지기까지는 통제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구의 한 취약계층 가정에 긴급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2016년경 재난관리기금 운용권한에 대한 법령이 개정돼 현재 지자체장에게 폭넓은 권한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재난기본소득을 비롯해 마스크 등 방역용품 보급이나 피해구제 지원 등을 행안부 차원에서 일괄 적용하기가 어렵다”면서 “개괄적인 지침을 정해 권고하는 수준에서나마 불평등 해소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은 18일 오전 코로나19 대책논의를 위한 3차 당·정·청 회의에서 전날 국회에서 의결된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 성패에 대해 언급하며 금융당국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결단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아울러 재난기본소득 등 지자체 차원의 긴급지원정책을 일종의 ‘시범사업’이라고 말하며 지자체의 결단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덧붙여 지자체가 긴급 지원하고 거기에 중앙 정부의 보전이 필요하면 추후 추경을 통해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는 정부 측 입장도 전해 추후 형평을 고려한 보다 보편적인 지원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래통합당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통합당에서 박형준 교수와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신세돈 교수는 “피해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기준을 세우고 원칙에 맞춰 재난지원이든 직접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실수요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지역감정을 더 유발하고 불공평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금 같은 탁상행정이면 포퓰리즘”이라고 꼬집었다.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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