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강남구 연일 설전…원희룡 “손해배상액 1억원이 최소”

기사승인 2020-03-30 13: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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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어머니와 제주 곳곳을 다닌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을 두고 제주도와 강남구가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모녀에 대한 1억원대 손해배상소송 소장을 이르면 이날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손해배상 청구액이 1억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피해액 1억원은 최소한으로 잡은 것”이라며 “제주도 방역이나 여러 가지 행정력이 낭비된 것은 둘째 치고 모녀가 방문한 업소들이 다 폐업을 했다. 자가 격리를 졸지에 당한 분들만 해도 지금 40명이 넘어가는데 이들 손해를 다 합치면 1억원은 너무나 작은 액수”라고 했다. 이어 “지금 (피해액 규모를) 계산하는 중인데 1억원을 더 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강남구가 이들 모녀의 증상 발현 시점에 대해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처음에 강남구청이 역학조사를 통해 이들 모녀가 제주도에 온 첫날부터 아팠다고 제주도에 알려줬는데 이후 문제가 되자 제주도에 갈 때는 증상이 없었고 떠나오기 전날부터 증상이 발현했다고 180도 입장이 바뀌었다는 게 원 지사의 설명이다.

원 지사는 “팔이 안으로 굽는 건지 또는 무슨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강남구청 자체가 상당히 책임 회피성으로 임하고 있다”면서 이들 모녀가 고위 공직자 가족이라는 의혹에 대해 “거기까지는 조사한 게 없다”고 했다.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유학생 모녀는 선의의 피해자이고 제주도 입도 당시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모녀가 증상을 알고도 여행을 강행했다는 제주도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정 구청장은 긴급브리핑을 통해 “모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제주도 손해소 제기 방침이 알려지며 치료에 전념해야 할 모녀가 정신적 패닉 상태에 빠져있다”며 “제주도 고충이라든지 제주도민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이들 모녀도 이번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라고 감쌌다.

제주도-강남구 연일 설전…원희룡 “손해배상액 1억원이 최소”정 구청장의 해명은 정부가 자가격리 수칙을 어긴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해 엄격 대응 방침을 밝힌 가운데 나와 논란을 빚었다. 정 구청장을 향해 “왜 구청장이 변호사 노릇을 하느냐” “이들 모녀와 무슨 관계인가”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또 같은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 구청장의 파면을 청원한다’는 글이 올라와 2만명 이상이 동의하기도 했다.

정 구청장이 유학생 모녀를 적극 변호하자 SNS상에는 이들 모녀가 중앙부처 국장급 공무원의 가족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나아가 이 공무원이 김학도 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허위사실이라며 해당 게시글에 법적 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논란이 가열되자 정 구청장은 결국 SNS를 통해 사과문을 냈다. 정 구청장은 29일 “발언이 진의와 전혀 다르게 논란이 됐다”고 해명했다.

미국 유학생 A씨(19·여)는 제주도에 온 첫날인 지난 20일 저녁부터 오한, 근육통 등 코로나19 증상을 느꼈다. 지난 23일 오전에는 숙소 인근 병원을 방문할 정도로 유증상을 보였다. 그런데도 모친 B씨(52) 등 일행 3명과 함께 렌터카를 타고 도내 주요 관광지와 음식점 등 20여곳을 들렀다. 이후 서울로 돌아가 강남구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두 사람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도는 지난 26일 이들 모녀 행동이 납득하기 힘들다면서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1억원대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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