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품은 빙그레…내수 넘어 수출 시너지 노린다

기사승인 2020-04-02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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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품은 빙그레…내수 넘어 수출 시너지 노린다[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성수기를 앞둔 아이스크림 시장의 대격변이 예고된다. 

빙그레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통해 해태제과식품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빙그레가 인수한 주식은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인 100만주, 인수금액은 1400억원이다. 최종 인수 시기는 세부 사항 확정에 따라 결정된다. 

해태아이스크림은 해태제과식품이 지난 1월 아이스크림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한 법인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1800억원으로, 대표 제품인 부라보콘을 비롯해 누가바, 바밤바 등 스테디셀러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가 마무리되면 사실상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차지하며 독주체제를 완성하게 된다. 다만 빙그레는 브랜드 상징성을 고려해 법인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표면적으로는 4강 체제를 유지하지만 실질적으로는 3강 체제로의 재편이다. 

빙그레는 이번 인수로 유통구조 개편과 생산 효율성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각 사의 메가히트상품인 메로나·투게더·붕어싸만코와 부라보콘·바밤바 등의 협업 제품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하고 있는 광주와 대구 공장을 활용해 생산과 유통 부문에서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이뤄진 인수로 인해 시장 판도의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와 빙그레가 각각 31%와 29% 정도다. 뒤를 이어 롯데푸드가 17%, 해태아이스크림이 16%로 3위 다툼을 벌이는 모양새다. 

빙그레는 2018년 출시한 ‘슈퍼콘’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롯데제과와의 점유율 차이를 좁혔다. 이후 ‘펭수’와의 CF 계약은 물론, 자사 캐릭터인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등을 활용해 10대부터 30대까지의 소비자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또한 이번 인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공략을 위한 밑바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5년 2조184억원이었던 국내 아이스크림 소매점 매츌 규모는 2018년 1조6291억원으로 감소했다. 주요 소비층인 유아·청소년 인구의 감소와 디저트 카테고리의 확대로 대체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빙그레는 국내 시장과 더불어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왔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빙그레의 내수 매출은 3805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성장했다. 반면 수출은 같은 기간 34.5% 증가했다. 

빙그레는 미국 유통업체 코스트코에 입점하면서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은 140억원으로 76.9% 성장했다. 중국법인 역시 바나나맛우유 판매량 확대에 힘입어 같은 기간 매출이 16.8% 늘어났다. 내수 비중이 매출의 90%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해외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부라보콘 등 전 국민에게 친숙한 브랜드를 활용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히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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