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학병원, 집단감염 뇌관될까

의정부성모 '폐쇄' 울상 ·서울아산 '전원 음성'... "감염 취약 병원, 빠른 대응이 최선"

기사승인 2020-04-02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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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학병원, 집단감염 뇌관될까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수도권 대학병원들이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자칫 병원이 코로나19 확산 매개지가 될 우려에 방역당국과 의료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101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24명, 경기 23명, 인천 5명, 그리고 대구에서 20명이 발생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절반 이상 확진자가 나온 셈이다. 특히 수도권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확산 우려가 커졌다. 경기 의정부 소재 의정부성모병원의 환자·의료진들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국내 최대 규모 서울아산병원에도 원내 확진자가 발생해서다.

이날 의정부성모병원에서는 전일 대비 6명이 추가돼 이 병원 확진자는 총 13명으로 늘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이날 오전 전면 폐쇄 조치됐으며, 오는 3일까지 의료진과 입원환자 2500여명을 대상 전수 진단검사에 들어갔다.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료진 등 직원들도 격리상태를 유지하고, 음성으로 확인되면 업무에 복귀할 계획이다.

지역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경기북부 지역에 유일한 권역외상센터를 갖춘 지역거점병원이다. 이번 폐쇄사태로 응급 환자와 중환자 치료가 무기한 중단된다. 앞서 폐쇄 사태를 겪은 은평성모병원에서도 지역 응급환자들의 치료공백과, 중증 환자 전원 거부 사례 등이 발생한 바 있다. 
 
760병상 규모 의정부성모병원의 평소 병상 가동률은 90% 이상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일부 입원 환자들이 퇴원 및 전원조치돼, 현재 병원에는 460여명의 환자만 남아있다. 병원 측은 입원 환자 460여명에 대한 치료는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의정부성모병원 관계자는 "입원해 계시는 환자들은 충분히 수용가능한 인원으로 검사나 치료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라며 "전수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직원들은 병원 등에 자가격리되며, 음성이 확인되는 대로 업무에 복귀한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대학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도 전날 어린이병동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9세 환아가 코로나19 확진 받는 사례가 발생했다. 지난달 26일 오전 두통 등으로 서울아산병원에 방문한 환아는 이틀 전인 24일 의정부성모병원을 다녀갔던 것으로 알려진다.  

병원 측은 확진자 발생 직후 어린이병동과 소아응급실, 응급 MR실, 혈관조영실에 대해 폐쇄하고, 이날까지 소독과 방역을 완료했다. 또 확진 환아와 직접 접촉한 의료진 52명과 해당 병동 환아 43명 등 500여 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긴급 시행한 결과 전원 음성으로 확인됐다. 현재 접촉 의심자 범위를 확대해 추가 검사를 진행 중에 있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환아는 확진 판정 직후 고도격리음압병실로 이동해 치료를 하고 있으며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라며 "병동의 다른 환아들도 확진환자 발생시 대비한 음압병동과 격리병상으로 모두 이동시킨 후 안정적인 상태에서 치료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현장에서는 원내 감염발생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많은 수도권 병원들이 이중 삼중으로 준비하고, 환자 수입이 줄고 있음에도 코로나19의 원내 진입을 막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한 노력해도 뚫릴 위험 많다. 코로나19에 대한 취약점이 많은 곳이 병원이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수도권 대학병원에서 유행 양상을 유심히 봐야 하고 철저히 방역해야 한다. 또한 수도권 환자 폭증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아산병원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한시름 놨다는 평가도 나왔다. 전병율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병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파악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 아산병원의 경우 확진자 파악 후 빠르게 대처해 급한 불은 껐다"며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확산 위험이 여전하기 때문에 조기 파악과 빠른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가장 주목되는 확진자 그룹은 해외 입국자들이다. 2주간 의무 격리 조치를 대상자들이 제대로 따르는지가 중요하다. 정부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고 했다. 만약 자가격리 의무를 위반한 것이 적발되면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확실히 알리고, 철처히 감독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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