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외자, 코로나19 대출서도 소외됐다

기사승인 2020-04-0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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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외자, 코로나19 대출서도 소외됐다[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노점상이나 시장상인, 세금체납자 등 기존 제도권 밖에 위치한 금융소외자들이 코로나19 지원대출에서도 소외받고 있다.

지난 1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소상공인 1000만원 긴급대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코로나19 지원대출은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 힘든 4등급 이하 저신용 소상공인들에게 최대 1000만원까지의 긴급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출시됐다. 중기부에서는 ▲사업자등록증명서 ▲임대차계약서 ▲통장사본만 등 필요서류를 최소화해 빠르게 대출을 실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노점상이나 시장상인, 세금체납자들 등 금융소외자들은 여전히 코로나19 특별지원 대출을 받을 수 없다. 현재 정부에서는 소상공인 대출 지원을 위해 ▲시중은행 이차보전 프로그램 ▲기업은행 초저금리 대출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대출들은 전부 사업자등록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통시장 인근 새마을금고 지점 직원은 코로나19 대출문의가 많이 오지만 도와줄 방법이 없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새마을금고 직원은 “최근 시장인근을 돌면서 시장 상인들을 만날 때 마다 코로나19 대출을 자기도 받을 수 있냐고 물어본다”라며 “그나마 사업자등록을 하고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방법을 알려주지만, 노점상분들이나 사업자등록증 없이 영업하고 있는 상인들에게는 코로나19 대출을 받으실 수 없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벼랑 끝까지 몰린 금융소외자분들은 코로나19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고 사업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진공 관계자는 지난 1일부터 본격적인 운용에 들어간 소상공인 코로나19 긴급 대출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현재 소진공 인원이 600명 가량 되는데, 지원 대상 소상공인들은 630만명”이라며 “본사 인원들도 전부 현장으로 보내고 있는데도 인력이 부족해 힘겨운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서민금융진흥공단(서금원)에서는 무등록사업자에 대한 금융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 확대 운용은 힘들다는 설명이다. 서금원 관계자는 “무등록사업자들을 위해 미소금융 창업·운영자금 대출과 전통시장 상인대출을 실시하고 있다”면서도 “사업영위사실, 소득 등에 대한 증빙문제, 재원상의 한계 등으로 대출 확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출지원 방안을 설계하는 중기청에서는 객관적인 정보가 없어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중기청 담당자는 “금융지원 정책을 발표할 때 사업자등록을 하고, 세금을 납부한 상인들과 등록하지 않은 상인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경우 객관적인 정보를 알 수 없어 무등록사업자에 대한 방안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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