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심장스텐트 가능성... '골든타임' 놓쳤다면 사망률 30%"

기사승인 2020-04-21 12: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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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심혈관 수술 후 중태에 빠졌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심장스텐트 시술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심장스텐트 시술은 심장 혈관이 좁아지는 협심증이나, 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증에서 시행한다. 증상 발생 후 6시간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사망률이 30%까지 높아진다.

21일 의료계에서는 '골든타임'과 '의료진의 경험'이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부정맥 분야 권위자인 김영훈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스텐트 시술일 가능성이 높다. 외과 수술은 아닐 것"이라며 "스텐트 시술은 특히 의료진의 경험과 의료시스템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난다.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경우 급성 심근경색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막혀 혈액공급이 차단되어 심장근육에 괴사가 일어나는 질환이다.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협심증보다 중증으로 평가된다. 앞서 김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진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나이가 젊은 편이지만 심근경색증을 유발하는 여러 위험인자를 가졌던 것으로 평가된다.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흡연·비만·운동부족·가족력 등이다. 또 당뇨병, 심부전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예후가 좋지 않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병원에 도착한 후 치료까지 이어지는 골든타임이다.

김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은 골든타임인 6시간 이내에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망률 약 30%까지 올라간다. 병원에 도착한 이후에 적절한 조치가 된다고 하더라도 사망률이 2~5% 잔존한다"며 "그만큼 타이밍이 중요하고 시술을 얼마나 정교하게 하느냐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심장스텐트 시술은 빈번히 이뤄지는 의료서비스다. 심장스텐트 시술 후 사망률도 2% 미만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심혈관 치료 시스템은 세계에서도 뛰어나고 환자도 빨리 병원에 오는 편이다. 대학병원에서는 응급실에서 시술실까지 몇 분이 걸리느냐를 겨루는 상황이다. 몇분의 차이가 생사를 가르기 때문이다"라며 "언제라도 그런 상황에 준비돼있는 곳과 경험이 없는 곳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심장스텐트 시술 중태에 빠졌다면, 부정맥과 심부전 등 합병증 처치, 응급파열에 따른 개흉수술, 중환자 산소치료(에크모), 약물치료 등 고도의 의료서비스가 필요할 수 있다.

다만, 북한 상황에서 수준높은 의료서비스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남북의료교류를 추진하는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의 운영위원장이기도 한 김 교수는 "향산진료소의 상황은 잘 모르지만 북한의 다른 병원들의 상황은 굉장히 열악하다. 또 의료시설이 좋더라도 의료진들에 스텐트 시술이 일상화되어 있을 때 결과가 좋은데, 평상 시에 시술에 대한 훈련이 충분히 되어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간 차원에서 남한과 북한의 의료진들의 교류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는 교류가 전혀 없어 자세히 알 수 없다. 상황이 어렵다면 북한에 에크모, 심장박동기 등을 들고 의료팀이 들어가거나 아니면 시술이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옮기는 옵션이 있을 것이다. 다만 상태가 아주 안 좋다면 (김 위원장을)옮길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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