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공농성 해고노동자와 합의..."사과와 위로의 말 전한다"

기사승인 2020-05-29 17: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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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가 29일 고공 농성을 풀기로 삼성과 합의하면서 관련 분쟁이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이재용 부회장이 그간 삼성에 제기된 여러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변화를 다짐한 지난 6일 대국민 사과 이후 23일 만에 나온 첫 성과로 평가된다.

반도체 백혈병 분쟁에 이어 당사자와 삼성, 시민단체가 함께 사회적 합의를 함으로써 난제가 해결된 또 한 번의 사례가 됐다.

삼성 측은 "김용희 씨의 농성 문제가 양측의 합의에 의해 5월 28일 최종 타결됐다"며 "회사는 김용희 씨에게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김씨 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동안 회사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인도적 차원에서 대화를 지속했다"며 "뒤늦게나마 안타까운 상황이 해결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도움을 준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용희 씨의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보다 겸허한 자세로 사회와 소통해 나가겠다"고 다짐의 말을 남겼다. 

김용희씨는 1982년부터 창원공단 삼성항공(테크윈) 공장에서 일한 직원으로, 경남지역 삼성노동조합 설립위원장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1995년 5월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회사와 다툼을 벌여왔다.

그러다 원래대로라면 정년을 맞았을 지난해 6월3일부터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 6월 10일 서초사옥이 보이는 강남역 철탑 위로 올라가 이날까지 300일 넘게 고공 농성을 벌여왔다.

김씨와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 공동대책위원회'는 ▲삼성의 사과 ▲해고 노동자 명예 복직 ▲해고 기간 임금 지급 등을 요구해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로 단행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김씨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그동안 삼성 노조 문제로 상처를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노사 화합 상생을 도모, 건전한 노사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또한 "시민사회가 기업 스스로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주는 거울"이라면서 외부 질책과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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