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여성비하 논란 '탁현민' 발탁…각계 반발 예고

기사승인 2020-06-0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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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여성비하 논란 '탁현민' 발탁…각계 반발 예고[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여성비하 논란을 빚은 탁현민 전 선임행전관을 임명을 강행하면서 각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전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신임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탁현민(47) 대통령행사기획 자문위원을 발탁한다고 발표했다. 

탁현민 신임 의전비서관은 공연기획 전문가로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토크콘서트 등 행사를 주도한 인물이다. 정부 출범 후에는 대규모 기념식과 회의 등 각종 대통령 행사의 기획을 담당했다. 

또한 그는 그는 대선 당시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프리허그’ 행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의 선거홍보 음성을 배경음향으로 틀며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청와대는 그를 의전비서관으로 선임한 배경을 탁월한 행사 전문가로서, 대통령 행사에 자문 역할을 그동안 해왔던 경력 등을 반영한 것으로 설명했다. 

문제는 탁 의전비서관이 과거 선임행정관 시절 여성 비하 논란을 계기로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점이다. 그는 과거 저서에서 '내 성적판타지는 임신한 선생님' '첫 성 경험, 좋아하는 애가 아니라서 어떤 짓을 해도 상관없었다' '친구가 나 오늘 누구랑 했다 그러면서 자랑을 하면, 다음 날 내가 그 여자애에게 가서 왜 나랑은 안해주는 거냐고 해서 첫 경험을 했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왔다.

여러 여성단체는 이에 탁 의전비서관의 청와대 복귀를 강하게 반대해 왔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은 청와대 인사 소식이 알려지자 27일 성명서를 내고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여성시민들과의 약속이 거짓말이 아니라면 '대체 왜 어째서 또 탁현민인가'라는 질문에 청와대는 그를 내정하지 않는 것으로 답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세연은 “실존하는 강간문화에 거짓말로 일조한 탁현민이 권력의 최고정점인 청와대로부터 지속적으로 '러브 콜'을 받는 모습은 한국정치가 강간문화에 얼마나 관대하며 강간문화를 기초로 하는 남성연대가 얼마나 견고한지 지속적으로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탁현민의 청와대 복귀는 성차별과 성폭력을 끝장내자는 여성들의 외침을 무시한 것이며, 강간문화에 일조한 사람이라도 남성권력의 지지와 신뢰를 받기만 하면 얼마든 공적인 영역에서 권력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녹색당 또한 청와대 인사를 앞두고 “차마 다시 옮기기가 꺼려지는 그의 발언과 글들은, 여성을 도구화하고 모욕하며 성적대상으로 보는 삐뚤어지고 추한 성인식을 보여준다”며 “여성들의 모멸감은 괘념치 않으며 n번방은 뿌리 깊은 강간문화가 원인이라는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는 청와대의 의중이 읽힌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대 흐름을 예민하고 읽어내는 유능한 공연기획자들이 무수히 많다”며 “특히 여성 예술가 중에 세련된 감각의 빼어난 기획자들이 상당하다. 탁현민을 천하제일의 인재로 아는 듯한 청와대의 낡은 심미안도 참으로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여성본부도 지난 29일 “문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고 선언했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번 인선으로 실망하고 좌절한 여성들의 목소리에는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라며 “이런 청와대에는 여성이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 단체의 반대에도 탁현민 전 선임행전관을 의전비서관으로 발탁하면서 앞으로 야당은 물론 여러 단체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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