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 국내 복귀 타진… 연봉 협상이 관건

‘배구 여제’ 김연경, 국내 복귀 타진… 연봉 협상이 관건

기사승인 2020-06-02 17: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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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 김연경, 국내 복귀 타진… 연봉 협상이 관건[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배구 여제’ 김연경(32)이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올까.

지난 1일 매체들을 통해 김연경이 국내 복귀를 타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김연경 측은 한국배구연맹(KOVO)에 샐러리캡과 이사회 관련 규정을 문의하고, 흥국생명에 샐러리캡 내에서 연봉 지급이 가능한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김연경은 2009년 일본 JT 마블러스로 임대 이적했다. 이후 터키 페네르바체와 중국 상하이 구오후아를 거쳐 터키 엑자시바시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김연경은 지난달 엑자시바시와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새로운 팀을 물색 중이다.

중국 무대가 김연경의 차기 행선지로 예상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차기 시즌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탈리아, 터키 등 유럽리그의 구단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악화를 겪고 있어 고액 연봉자인 김연경을 영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연경은 은퇴 전 국내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소망을 수차례 드러냈다. 특히 다음해에는 김연경의 선수 생활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높은 2020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김연경에게는 V리그가 경기력 유지를 할 수 있는 대안인 셈이다.

다만 V리그 복귀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김연경은 V리그 내에서 임의 탈퇴 신분이다. 김연경은 한국 복귀 시 일단 흥국생명과 협상 테이블을 차려야 한다.

흥국생명의 샐러리캡은 넉넉하지 않은 상태다. 흥국생명은 지난 4월 FA였던 이재영과 6억원에 계약하며 팀에 잔류시켰다. 또 현대건설에서 FA로 시장에 나온 이다영과 4억원에 계약했다. 이미 두 선수에게만 10억원을 사용했다.

V리그 규정에 의하면 여자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대액은 7억원(연봉 4억5000만원, 옵션 2억5000만원)이다. 김연경이 국내 무대로 복귀할 시 최고 대우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흥국생명은 3명의 선수를 잡는 데 무려 17억원을 소진하게 된다.

이 경우 흥국생명은 10명이 넘는 나머지 선수들과 6억원에서 계약해야 한다. 자칫 주전급 선수들을 다른 팀으로 보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또한 터키에서 해마다 20억원 안팎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연경이 국내 복귀를 위해 연봉 삭감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밖에 2009년 김연경의 일본 진출, 2년 뒤 터키 팀 이적 당시 흥국생명과 갈등을 빚은 탓에 서로간의 앙금이 남았다는 점도 협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김연경 측에 따르면 국내 무대 복귀를 확정 지은 것은 아니다.

연합뉴스는 김연경 에이전트와의 전화 인터뷰를 공개하며 “김연경의 V리그 흥국생명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맞다. 그러나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혹시라도 흥국생명을 압박하는 모양새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밝혔다.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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