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돌고래와 인간

기사승인 2020-07-01 03:46:22
- + 인쇄

[친절한 쿡기자] 돌고래와 인간[쿠키뉴스] 민수미 기자 =모성을 어떤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화마 속 품에 안은 아이를 지켜낸 엄마,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으나 기적적으로 깨어나 출산한 임신부 모두 말이나 글로 형언할 수 없는 모성의 힘을 가진 이들이겠죠.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본능적인 사랑, 모성은 동물이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최근 제주 해역에서 포착된 돌고래 영상이 화제가 된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구좌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 생태를 관찰하던 중 어미 돌고래가 이미 죽은 새끼 돌고래를 수면 위로 올리려 하는 애쓰는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태어난 직후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새끼 돌고래의 사체는 꼬리지느러미와 꼬리자루를 제외하고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는데요. 어미 돌고래는 자신의 몸에서 새끼의 사체가 떨어지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새끼를 주둥이 위에 얹거나 등에 업고 유영하기를 반복해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포유류인 돌고래는 숨을 쉬려면 수면에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새끼를 물 위로 계속 밀어 올리는 행동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끼를 살리기 위한 어미의 마지막 행동이었던 것입니다.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갇혀 학대당하다 목숨을 잃은 9살 남자아이, 충남 천안 아동학대 사건을 기억할 겁니다. 29일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게임기를 고장 냈다’며 아이를 가방에 가둔 계모는 가방 속에서 “숨을 못 쉬겠다”고 호소하는 아이에게 뜨거운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가방 속에 불어넣었습니다. 또 가방 위에 올라가 수차례 뛰고, 발로 짓이기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서울 강서구에서는 야산에서 두 아들을 발가벗긴 채 한밤에 방치한 엄마가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엄마라는 사람은 개화산에서 초등학생인 두 아들의 옷을 벗기고 산 중턱에 데려다 놓은 뒤 자리를 떴습니다. 아이들은 신발도 안 신고 맨발로 산에서 내려오는 과정에서 발바닥은 피범벅이 됐죠.

‘모든 사랑은 모성에서부터 시작하여 모성에서 끝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동물도 느끼는 자식에 대한 사랑을 사람이 모를 리가 없습니다. 어둡고 답답한 가방 속에서 나가게 해달라고 애원했던 아이는 끝까지 계모를 “엄마”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죽은 새끼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어미 돌고래, 잔혹한 방법으로 아이를 학대한 비정한 엄마. 많은 생각이 드는 날입니다.  

mi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