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다단계 대학생을 노린다… “돈되는 일자리 소개” 친구들이 포섭

기사승인 2009-03-03 08: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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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1=대학생 김모씨(21)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로부터 좋은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다며 교육을 받아보라는 권유를 받고 귀가 솔깃했다. 친구를 따라 한 세미나실에 들어가자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 많았다. 자신을 띄워주는 분위기에 휩쓸려 이 업체의 다단계 판매원으로 가입한 뒤 물건을 구매했다.

#2=지방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이모씨(20),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고 서울에 갔다가 '네트워크마케팅'이라는 강의를 들었다. 속았다는 느낌에 나오려고 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말렸고 억지로 숙박까지 강요했다. 이씨는 기분이 나빠 고향으로 내려가려 했으나, 인상이 험악한 한 판매원 때문에 이 업체의 직급체계와 후원수당에 관한 교육까지 받은 뒤에야 겨우 풀려났다.

대학생을 노리는 불법 다단계판매 주의보가 내렸다. 매년 이맘때면 기승을 부리는 불법 다단계판매이지만, 경기침체와 고용 악화로 불안한 대학생들의 심리를 악용하는 사례가 더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대학생 다단계판매 피해를 막기 위해교육기관, 한국직접판매협회, 공제조합 등에 홍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에 따르면 사회경험이 적은 대학생의 경우, 주변의 제안에 속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친구가 아르바이트, 병역특례 등 일자리를 소개해준다는 말에 무심코 따라갔다가 다단계판매 교육을 받고 판매원으로 등록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

이때문에 이들의 상당수는 금전적 피해는 물론, 경제가치관이 왜곡당하고 인간관계까지 파괴되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 특수거래과 관계자는 "돈을 벌 수 있다는 말만 믿고 찾아갔다가 큰 손해만 입는다"면서 "직접판매공제조합(www.macco.or.kr),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www.mlmunion.or.kr) 등을 통해 등록업체 여부를 확인하고, 등록업체라도 가입하기 전 공정위 홈페이지(www.ftc.go.kr)나 소비자홈페이지(www.consumer.go.kr)의 다단계판매업자 정보공개를 통해 매출이나 후원수당, 소비자불만처리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영남일보 김효섭기자 hs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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