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원하는 건 노점상 수익”… 숭실대 ‘노점상 철거운동’빈축

기사승인 2009-05-06 17: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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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숭실대학교가 깨끗한 학교를 만든다며 벌이는 ‘정문 앞 노점상 철거 운동’이 학생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숭실대는 정문 앞 환경 개선을 위해 떡볶이와 어묵 등을 파는 상인 10여명에 대해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동작구청은 “노점상도 먹고 살아야 되지 않겠냐”며 “자율적인 규제가 가능하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숭실대가 내놓은 대책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클린캠퍼스 운동’이다. 현재 학내 곳곳에 노점상을 철거해 정문 미관을 개선하자는 내용의 사진판이 총학생회 이름으로 설치됐다.

그러나 배유진 총학생회장은 “학교에서 벌이는 클린캠퍼스 운동은 술과 담배를 자제하고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운동 정도로 생각해 참여했다”며 “총학생회는 노점상을 내쫓는 운동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숭실대 관계자는 “(총학생회 명의로) 학교에 걸린 노점상 철거 관련 사진판은 학교측이 제공했다”며 “학생들은 돈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학교 측은 또 노점을 철거하는 대신 야외 간이식당을 설치하는 안을 제시했다. 비위생적이고 불법적인 포장마차 대신 깔끔하고 깨끗한 야외 식당에서 학생들이 분식을 먹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이 학교를 졸업한 신모(26)씨는 “구태여 노점을 철거한다면서 야외식당을 다시 만드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학교가 원하는 것은 미관이 아니라 노점상 수익”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