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없는 ‘해운대’ 스크린 강타하는 쓰나미 될까

기사승인 2009-06-18 13: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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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없는 ‘해운대’ 스크린 강타하는 쓰나미 될까

[쿠키 영화] 재난 영화에 영웅이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봤던 할리우드 재난 영화에는 영웅이 등장한다. 그 영웅이 재난을 경고하고 사람들을 구하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이런 할리우드 재난 영화에 반기를 든 ‘영웅 없는’ 한국형 재난 영화가 탄생했다.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은 영화 ‘해운대’(감독 극본 윤제균)다.

18일 오전 11시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해운대’ 제작발표회에서 메이킹 필름과 하이라이트 영상이 공개됐다. 해운대를 집어삼킬 듯 거대한 물살이 정교한 CG 작업을 통해 실감나게 그려져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윤제균 감독은 “2004년 인도네시아에 쓰나미가 발생했을 당시 해운대에 있었는데 ‘100만 인파가 모인 해운대에 쓰나미가 몰려오면 어떨까’하는 발상을 했는데 그게 ‘해운대’의 첫 시작이었다”며 “‘과연 우리나라에서 재난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할리우드식 재난 영화가 아닌 감동과 웃음이 어우러진 한국형 재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영화를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윤 감독은 ‘해운대’가 할리우드 재난 영화와 차별화 되는 점에 대해 “할리우드 재난 영화의 공식인 영웅이 재난을 막고 사람들을 구하는 판에 박힌 이야기가 싫어서 ‘해운대’에 영웅을 등장시키지 않았다”며 “‘해운대’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없는 감동과 눈물이 있는 따뜻한 재난 영화다. 소시민과 평범한 사람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단선적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해운대 수십 커플을 실제로 만나 사는 이야기를 들었다. 세 커플의 이야기를 만드는데만 1년이 넘게 걸렸다”며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관객에게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해운대’를 촬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 ‘CG(컴퓨터 그래픽) 작업’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물 CG가 CG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이라고 하더라”며 “우리나라 CG 기술력이 할리우드 기술력의 90%에 도달할 정도로 높으나 물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없어서 한스 울릭을 영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 CG 작업은 2~3개 공정을 거치는데 물 CG는 10~20개 정도의 정교한 작업을 거친다. 3초도 안 되는 장면에 3개월 이상을 투자했다”며 “‘투모로우’ ‘퍼펙트 스톰’이 10개의 레이어를 이용했다면 ‘해운대’에는 20개 이상의 레이어가 들어갔다”며 정교한 과정을 거쳐 완성된 작품임을 거듭 강조했다.

한스 울릭은 할리우드 영화 ‘투모로우’ ‘퍼펙트 스톰’ ‘스타워즈 에피소드 1:보이지 않는 위험’ 등 15년 동안 수많은 할리우드 작품 CG를 전담했으며, ‘물 CG’ 분야에서는 독보적 인물이다. 한스 울릭은 “1년 전 윤 감독의 제의를 받고 시나리오를 봤는데 깊이가 있는 스토리와 개성 강한 인물들이 마음에 들어 작업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정말 재미있었고 굉장한 도전이 됐다”며 “‘해운대’에서 제 목표는 ‘퍼펙트 스톰’과 ‘투모로우’를 넘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 감독은 마지막으로 “전 세계인들 앞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며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만든 재난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만든 블록버스터 영화에 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에는 스타급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설경구는 극중에서 부산 사나이 최만식으로 등장한다. 하지원은 해운대에서 무허가 횟집을 운영하는 발랄한 여자 강연희 역으로 나온다. 박중훈은 쓰나미 연구에 몰두하며 살아온 해양 연구소 소속 지질학자 김휘 역으로, 엄정화는 김휘(박중훈)의 전 부인 이유진 역으로 등장한다.

‘해운대’는 대한민국 대표 휴양지인 부산 해운대에 사상 최대 쓰나미가 밀어 닥치면서 일어나는 한국형 재난 영화다. ‘해운대’는 세계 20개국에 선 판매 됐고 미국, 일본 등과의 계약을 앞두고 있다. 현재 마지막 합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개봉은 오는 7월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