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투자!” 20대초반 여성들 ‘혼테크’ 바람

/ 기사승인 : 2009-08-30 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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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여대생 최모(22)씨는 이달 초 유명 결혼정보회사에 신규 회원으로 가입했다. 아직 졸업을 하지 않은데다 나이도 어리니 편하게 사람을 만나보라는 부모의 권유도 귓등으로 흘려보냈다. 100만원을 들여 회원 가입을 한 이유는 오직 하나, 좋은 배우자를 빨리 찾기 위해서다. 최씨는 “음악을 전공하고 있는데 사회에 바로 진출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가정을 꾸린 뒤 전공을 살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인 차모(23·여)씨 역시 지난 3월 결혼정보회사의 문을 두드렸다. 차씨는 업체가 주선한 세 번의 맞선 끝에 열한 살 많은 사업가 남성을 만나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는 “취직이 너무 힘들어 한 살이라도 어리고 예쁠 때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고 싶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경제 조건이 좋은 남성과 일찍 결혼하기 위해 결혼정보회사를 찾는 20대 초반 여성들의 숫자가 크게 늘고 있다. 최대 200만원대에 이르는 가입비(연회비 포함)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생각할 정도다. 청년층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결혼 자체를 취업이나 하나의 재테크로 여기는 분위기다.

결혼정보업체 선우에 따르면 전체 회원 중 20세부터 26세까지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2.3%에서 2007년 2.7%, 지난해 5.9%로 늘고 있다. 그동안 결혼정보회사의 주 고객은 20대 후반에서 30대의 여성들이었다. 일반적으로 결혼적령기에 있거나 결혼이 늦은 여성들이 가입해 왔다.

결혼정보회사 듀오 관계자는 “올 상반기 가입자 중 26세 이하 여성 비중이 6%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80%”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여성들과 다르게 적극적인 20대 초반 여성들이 보이는 새로운 조혼 트렌드라고 분석한다.

듀오 김혜정 사장은 “이른 결혼으로 남보다 앞서 인생설계를 하려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결혼정보업체를 찾는 여성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부모 손에 이끌려 결혼상대자를 만나는 과거의 조혼과는 달리 자신이 원하는 상대자를 적극적으로 찾고 꼼꼼하게 따져 결혼하는 ‘21세기형 조혼’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경제난·취업난 속에서 젊은 여성들이 결혼을 도피처로 여긴다는 부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재력·집안 등 눈에 보이는 조건만을 좆아 손쉽게 경제적 풍요를 얻으려 한다는 지적이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집(취업 차원에서 시집을 간다는 뜻)이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경제 조건이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취업을 통해 능력을 계발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젊은 여성들이 많아지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국현 기자
jo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