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연주 두뇌 인지기능 활성화…건강에 도움되는 악기는?

송병기 / 기사승인 : 2013-12-06 1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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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건강] 악기 연주의 심신 개선 효과는 현실적이다. 현악기와 건반악기를 정교한 손놀림으로 연주하면 집중력과 순간판단력이 길러지고, 색소폰을 고른 호흡으로 불면 긴 폐활량을 가지게 된다. 다양한 악기를 협주하면 그 동안 자신 안에 쌓였던 긴장, 우울,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해소하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얻는다. 최근 이러한 악기 연주가 두뇌의 인지기능을 활성화시키고 건강 증진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센터 김경민 가정의학과 과장의 도움말을 통해 ‘악기와 심폐력’에 대해 알아본다.

◇악기 연주, 정신속도를 빠르게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의 연구팀은 젊은 나이의 36명을 상대로 음악가와 비음악가가 섞여 있고, 그 동안 살아오면서 악기를 연습한 시간을 기준으로 4개의 그룹, 즉 5,000시간 이상 연습한 이들에서부터 200시간 미만으로 연습한 이들로 등급화해서 악기 연주가 두뇌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지 연구를 진행했다.

일련의 색상을 보여주면서 일부는 틀린 색깔 이름을 붙여놓고 이를 얼마나 빨리 바로잡는가를 측정하는 테스트를 실시했다. 예를 들면 파란색을 보여주고는 빨간색으로 붙여놓는 식이었다.

그 결과 악기 연습을 오래한 사람일수록 틀린 색깔을 알아차리고 빨리 교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류를 교정하는 반응시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구를 수행한 이네스 젠치 박사는 “음악 연습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정신적 반응 속도가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가벼운 수준의 음악 연습만 해도 두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악기 연습을 시작하기에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결코 너무 늦은 나이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신경심리학(Neuropsychologia)’ 저널에 게재되기도 했다.

◇악기 연주, 노화예방

노후의 취미활동으로 악기를 배우고자 하는 어르신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아무리 늦은 나이라도 악기를 배우면 두뇌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밝혀졌다.

미국 캔사스대학의 연구팀이 60~83세의 건강한 노인들을 상대로 실험한 결과이다. 연구팀은 음악적 경험 수준에 따라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이들의 인지 능력을 테스트했는데 악기 연주를 잘한 이들이 악기를 배워 본 적이 없거나 악보를 보는 법을 배우지 못한 이들보다 일련의 인지능력에서 더 좋은 점수를 기록했다.

연구를 이끈 브렌다 한나 플래디 교수는 “평생에 걸쳐 음악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은 일종의 ‘인지 운동’ 역할을 함으로써 두뇌를 더욱 건강하고 튼튼하게 해주며 노화를 막아준다”면서 “나이가 들어서도 오랜 시간에 걸쳐 악기를 배우면 두뇌에서 노화로 인한 인지 기능의 퇴화를 상쇄해주는 재생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햇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회보에 실렸으며 라이브사이언스가 지난 10월 23일 보도했다.

또 11월 8일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신경과학실험실 니나크라우스 교수팀이 악기를 다루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 연구한 결과 기억력이나 청각, 시각 등에서 악기를 다루는 사람이 훨씬 뛰어났고 노화도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은 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저장하는 능력이 탁월했고 다른 사람에 비해 젊음을 더 오래 유지했다. 평생에 걸쳐 악기 다루기 등 음악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은 일종의 인지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어서 두뇌 건강에 도움을 주고 노화를 늦춰준다는 것이다.

◇관악기, 조심해야 할 병

하모니카, 색소폰, 클라리넷 등의 관악기를 연주하면 입 주변의 근육과 혀 근육을 많이 사용해 구강질환을 완화하고,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등 호흡기질환을 치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다 보면 기관지가 확장되고 폐활량이 커지기 때문.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악기의 위생관리이다.

최근 60대 미국 한 남성이 30년 동안 관리하지 않은 클라리넷을 연주하다가 ‘색소폰 폐(saxophone lung)’ 라 불리는 폐 질환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에모리대학 천식, 알레르기, 면역 클리닉 마리사 샴스박사는 미국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남성은 밤이 되면 클라리넷을 자주 불었고 장기간 청소를 하지 않았는데, 악기 속 곰팡이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쌕쌕거림과 기침을 동반하는 폐 질환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샴스 박사는 “관악기를 청소하지 않으면, 세균이나 곰팡이가 수시간, 수일 살아있어 폐 건강에 위험을 줄 수 있으므로 악기를 주기적으로 살균해야 좋다”고 조언했다.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잦은 연주를 해야 하는 관악기 연주자들의 경우 외관의 닦는 것보다 눈길이 미치지 않는 곳을 더 자주 청소하는 것이 자신의 연주를 즐기는 사람들과 오랜 교감을 갖게 될 것이란 사실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도움말=김경민 과장(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센터·가정의학과 전문의)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