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후 지속되는 복통, 단순 후유증인줄 알고 방치하면 큰일

기사승인 2014-08-16 13:24:55
- + 인쇄
휴가 중 육류, 짜고 자극적인 고콜레스테롤 음식 섭취가 담석증, 맹장염 원인으로 작용

여름휴가 최고 피크인 7월말 8월초가 지나면서 일터로 복귀한 직장인들이 휴가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휴가 후유증으로 가장 흔한 질병은 복통을 동반하는 복부 질환이다. 휴가지에서 차가운 음료, 상한 음식 등을 섭취하거나 식사 후 물놀이를 즐기는 행동의 영향으로 휴가가 끝난 후에도 복부 통증이 지속되는 것이다.

하지만 비슷한 복통 증상을 보이더라도 복부질환의 종류와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원인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환자의 경우 개인적인 판단으로 소화제나 지사제 등을 복용했다가 병세가 악화되어 중증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위쪽 배 또는 명치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더부룩한 느낌이 자주 든다면 담석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밀가루 음식이나 고기를 먹은 후 소화가 잘 안 된다면 담석증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휴가시즌에는 술과 함께 안주로 자극적이고 기름진 고 콜레스테롤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아 내장기관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또한 다이어트를 위해 초 저지방 식단을 지속한 경우에도 담즙 속 염분과 콜레스테롤 양이 변하면서 담낭의 운동성이 저하되어 담석이 생길 수 있다.

담석증은 대게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에 따라 우상복부의 통증이나 소화불량, 황달, 발열 등이 나타난다. 위경련, 급체 등 위장장애와 혼동할 수 있으므로 위내시경 검사를 해도 정상이라면 초음파나 CT를 통해 담석증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담석증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담낭염이나 담낭이 터지는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해야 한다.

한편 맹장 끝에 달린 새끼손가락만 한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맹장염은 초기에 체한 것처럼 윗배가 아프고 구역질, 구토 증상이 나타나 소화불량이나 위염으로 착각하기 쉽다.

특히 여름에는 찬 음식을 많이 먹어 단순 배탈이 나거나 식중독에 걸렸다고 오해할 수 있는데, 우하복부에 통증이 있고 식욕부진, 메스꺼움, 구토 증세가 있다면 급성 충수염을 의심해야 한다. 충수염이 복막염으로 진행하면 수술이 어렵고 회복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약을 먹어도 복통이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 빨리 근처 병원을 내원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민상진 메디힐 병원장은 “휴가 때 과식을 하거나 탈이 나면 위장이 예민해져서 복부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며 “휴가 복귀 후 1~2주가 지나서도 복통과 구토 등의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면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