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9명 '심방세동' 모른다…"65세 이상 심전도 검사 필요"

대한부정맥학회, 심전도 검사의 국가건강검진 포함 및 중증 부정맥환자 원격진료 필요성 강조

기사승인 2018-01-17 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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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9명 '심방세동' 모른다…

국민 10명 중 9명은 부정맥 질환 ‘심방세동’을 모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한부정맥학회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 결과를 지난 1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9명 이상이 ‘심방세동’에 대해 잘 모르거나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 부정맥 질환에 대한 치료인식도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 자극이 잘 만들어지지 않거나 자극의 전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심장박동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유형이 바로 심방세동이다.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매우 빠르고 미세하게 뛰는 증상을 보이며, 심방세동 환자에서는 일반인 대비 뇌졸중 발병 위험이 5배가량 높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기진단과 치료를 강조한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부정맥 질환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심방세동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거나(54.7%), 들어본 적은 있으나 잘 모른다(38.1%)는 응답이 92.8%에 달했다. 부정맥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4명 중 1명만 심방세동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심방세동과 뇌졸중의 상관관계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19.3%에 그쳤다.

부정맥의 증상은 무증상부터 실신이나 심장 돌연사까지 다양하나 가슴 두근거림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설문조사에서 부정맥을 진단받은 경우 58.2%가 두근거림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두근거림이 나타났을 때 병원에 방문한 응답자는 15.4%에 그쳐 빠른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전체 설문 참가자를 대상으로 타 질환 진단 경험을 분석한 결과 고혈압(49.1%), 불안장애(32.7%), 심부전(23.6%)의 진단 비율이 부정맥 진단 환자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해당 질환군에서 부정맥 동반 발현에 유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맥의 진단은 심장박동의 리듬을 확인하는 ‘심전도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두근거림이 나타날 때 심전도 검사를 하면 이상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심전도 검사는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대한부정맥학회는 심전도 검사를 국가검진에 산입한다면 비용대비 조기 치료 등 효과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훈 대한부정맥학회장은 “급사의 95% 이상에서 부정맥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또 심장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의 50%는 급사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연간 3만 5000명 정도가 급성심장마비로 인해 사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회장은 “심전도 검사만 해도 급성심장마비 위험 환자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적어도 65세 이상 고연령에서 위험지표가 있다면 바로 심전도 검사로 이어져야 한다. 국가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현 시점에서 심전도 검사에 대한 지원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부정맥 환자에 한해 원격진료를 허용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 회장은 “부정맥 환자의 몸속에 삽입하는 의료기기 등을 활용하면 환자에게 위험신호가 나타날 경우 원격으로 알고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는 원격진료가 금지돼 그러한 기기를 쓸 수 없게돼있다”며 “적어도 중증 부정맥 환자의 경우 원격진료를 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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