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자치료 11년, 종양 치료효과 ‘성공적’

/ 기사승인 : 2018-07-02 15:07:14
- + 인쇄


‘꿈의 암 치료기’, ‘암 환자를 위한 마법의 탄환’이라고 불리는 양성자치료기가 국내에서 암 환자 치료에 쓰인지 11년이 됐다. 2007년 국내 최초로 양성자치료기를 도입한 국립암센터에서는 지난해까지 총 2478명이 치료를 받았다. 치료성과는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 췌장암, 담도암, 안구암 등 희귀·난치 암에 ‘한 몫’

29일 국립암센터(원장 이은숙) 양성자치료센터(센터장 김태현)는 한국의학물리학회 산하 의료입자방사선연구회(회장 지영훈)와 공동으로 ‘양성자치료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국내외 양성자 치료의 효과를 조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특히 간암의 경우 치료효과가 매우 뛰어났다. 간 기능이 좋지 않은 등의 이유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재발된 8㎝ 이하의 단일종양 환자의 경우 1년 내 90% 이상 종양세포가 보이지 않는 완전 관해 상태를 보였고, 3년 생존율은 74%에 이르렀다. 


국소 진행된 췌장암이나 수술이 불가능한 담도암, 생존기간과 부작용을 고려해야하는 소아암 환자들에게서도 부작용은 줄이며 치료효과는 높은 결과가 나왔다. 김태현 양성자치료센터장은 “생존율이 낮은 간암과 췌담도암에서 매우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불량한 예후를 가진 종앙혈전증을 동반한 국소진행성 간세포암 환자는 다른 치료와 병행해 2년 생존율이 50% 이상이었으며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에서도 수술적 절제를 한 환자와 유사한 치료성적을 보였다”고 양성자치료의 우수성을 설파했다.

특히 양성자치료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는 암종 중 하나는 안구암이다. 희귀암이지만 생기면 대부분 안구를 적출했던 안구암이 양성자치료를 통해 안구와 시력을 보존하며 암세포함 정확히 제거할 수 있게 됐다.

문성호 박사는 “가장 흔한 안구암인 맥락막 흑색종에서 안구적출 없이 양성자치료만으로 3년 동안 치료부위에서 더 이상 암이 생겨나지 않는 국소종양제어율이 95%, 3년 생존율이 100%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폐암 등의 흉부암에서의 양성자치료 성과도 뛰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서양권 박사는 “수술이 불가능한 1기 폐암환자의 경우 양성자치료 후 3년 국소종양제어율이 85.4%에 이르며, 종양 크기가 3㎝ 이하인 경우에는 94%에 이를 정도”라고 발표했다.

이 외에도 암센터는 1기 식도암에서의 3년 국소종양제어율이 90%로 수술과 비슷한 치료성적을 보였으며, 중요한 장기와 인접한 척수 척색종이나 두경부암, 또는 이전에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재발한 암에 대해 부작용은 최소화하며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 강산 변한다는 10년, 양성자치료엔 변화가 없다?

양성자치료는 기존의 X선이나 감마선을 이용한 방사선치료와 달리 원하는 깊이에서 흡수 후 급격히 사라지는 브래그피크라는 양성자 혹은 중성자가 갖는 물리학적 특성을 이용해 암세포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주변 정상조직의 손상을 줄여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양성자와 중성자 치료의 차이는 입자의 무게에 따른 파괴력이 대표적이다. 중입자는 양성자에 비해 무거운 탄소 입자 등을 이용한 입자방사선치료방법으로 무거운 만큼 세포파괴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양성자치료보다 중성자치료가 좋다 혹은 뛰어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양성자 치료의 경우 중성자에 비해 의료계에 도입된 시기가 빨라 세계적으로 1만8000여명이 치료를 받았으며 그만큼 많은 임상적 결과와 데이터가 쌓였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중성자치료기의 경우 국내에는 아직까지 1대도 설치되지 않았으며 가장 빠르다는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도 2022년은 돼야 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인근에 중입자치료센터가 건립돼 2023년경 치료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충분한 임상적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정밀하고 표준화된 치료가 가능한 양성자치료에 비해 중성자치료는 상대적으로 적은 정보로 인한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중성자가 지나간 끝자리가 길게 늘어지는 등 ‘꼬리현상’으로 인해 주변 정상세포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가격도 양성자에 비해 중성자가 3~5배가량 비싸다. 심지어 국내 양성자치료의 경우 ▶18세 미만 소아암 ▶성인의 흉부암(폐암, 식도암 포함) ▶복부암(간암, 췌담도함 포함) ▶두경부암(안구암 포함) ▶뇌종양 ▶방사선 치료부위 재발암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돼 2000~3000만원의 비용이 들던 1주기 치료(평균 20일, 20회)가 100~500만원으로 낮다.

하지만 양성자치료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에 앞서 양성자치료를 시작한 유럽과 미국의 일부 기관들은 2000년대 전후에 양성자치료센터를 잇따라 폐쇄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 국내에서는 양성자치료를 더욱 활성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임상성적으로 볼 때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하더라고 소아암 및 희귀·난치 암 등의 성과는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0여년을 사용하며 유지·보수에만 자원이 투여돼 미래를 대비한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김 센터장은 “경험이 쌓여 치료에 익숙해졌고, 임상적 성적도 좋다고 인정받고 있다. 오히려 다른 치료법에 비해 더 좋거나 비슷하다. 그러나 수익을 바라며 도입한 치료법이 아니기에 업그레이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가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