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희망하는 젊은 자궁암 환자 늘고 있다

/ 기사승인 : 2019-02-14 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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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만 절제하거나 약물로 치료하는 ‘가임력보존술’ 적용

최근 임신 경험이 없거나 결혼도 하지 않은 젊은 여성에게서 자궁암 발생이 늘고 있다. 암 치료의 일차적 방법은 절제술인데, 종양이 크지 않더라도 생식기관 자체가 작아 자궁을 들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개 임신 계획이 있는 연령대이니만큼 암 치료 시 아이를 포기하게 된다. 이때 ‘가임력보존술’을 적용하면 암 치료는 물론 안전한 출산도 가능해진다.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 자료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자궁경부암 환자는 감소 추세에 있다. 한국에서도 발병률이 줄고 있지만, 30대 이하 연령층에서는 오히려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관계를 시작하는 연령이 빨라지면서 젊은 환자가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이 성접촉으로 전파되는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기 때문이다.

김태진 건국대병원 산부인과(前 제일병원) 교수는 “보통 HPV에 감염돼 자궁경부암으로 넘어가는 시간이 10년 정도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첫 성관계 연령이 평균 만 18세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서 10년이 지나면 30대가 된다. 특히 30대는 상피내암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상피내암은 쉽게 말해 0기 암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1~2년이 지나면 침윤성 암으로 변환되고, 암 전이가 시작된다. 다행히 젊은 환자는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전이가 되지 않았을 때, 암 크기가 2㎝ 미만일 때 자궁 경부만 잘라내면 된다. 자궁은 체부와 경부로 나뉘는데, 아기가 생기는 곳은 체부이기 때문에 경부만 절제하면 임신에는 무리가 없다. 이를 ‘광범위자궁경부절제술’이라고 한다.

김 교수는 “경부만 떼어내는 치료라 재발을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 산부인과학회가 발표한 조사 결과, 이 수술을 한 12명 중 재발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임신율도 일반인과 비슷했다”며 “다만 자궁 입구가 없어 조산 가능성이 있다. 보통 30주 전후로 빨리 나오는데, 현대 의학으로는 문제없이 아기를 살릴 수 있어 많이 권고된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암은 아기가 생기는 자리에 암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자궁 적출이 불가피하다. 특히 생리불순이 심하거나 난임 환자들에게 잘 생기기 때문에 자궁내막암 환자는 임신이 매우 어렵다. 단 암 초기라면 고용량 여성호르몬제 투여로 치료가 가능하다. 피임약 1알에 호르몬이 1㎎ 들어가 있다면, 여기에는 400~500㎎의 호르몬이 함유돼 있다.

단, 환자 40%는 재발하기 때문에 자연임신보다는 시험관시술이 권고된다. 김 교수가 지난 2009년 이 치료를 받은 제일병원 환자 3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65%가 호르몬치료로 완치됐고 평균 9개월 소요됐다. 그중 시험관시술을 한 12명 가운데 10명이 임신하고, 8명이 출산했다.

그는 “80%가 넘는 임신율을 보였으며, 조산아 또는 기형아 발생도 없었다”며 “단점은 한 번에 피임약 500개를 먹는 것과 같기 때문에 간기능이 떨어지고, 살이 찔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체로 난임환자가 자궁내막암에 주로 걸리기 때문에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가임력보존술에 대한 환자 만족도는 높다. 미혼 여성도 향후 임신계획으로 인해 자궁을 보존하고 싶어한다”면서 “동시에 암 완치, 재발에 대한 걱정도 있기 때문에 본인의 확신이 중요하다. 아이를 원한다면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서 치료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또 암 초기에, 크기가 작을 때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몸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젊은 환자의 자궁암은 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다”라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