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더가든 “나를 투영한 음반”…어쩌면 진정한 탄생

카더가든 “나를 투영한 음반”…어쩌면 진정한 탄생

기사승인 2019-10-23 18: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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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카더가든은 어린 시절 부모님의 관심을 갈구하는 아이였다고 한다. 부모님의 눈길을 끌려고 화장실에서 일부러 코피를 냈을 정도다. 유년기는 그에게 그립지도, 돌아가고 싶지도 않은 시절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의 꿈에 어린 시절이 자꾸 떠올랐다. 카더가든은 그때의 기억에 묶이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로 했다. 23일 서울 선릉로 일지아트홀에서 만난 카더가든이 들려준 이야기다.

카더가든은 이날 오후 6시 정규 2집 ‘C’를 낸다. 자신을 많이 투영한 음반이라 제목도 ‘카더가든’이라고 지으려다가 ‘카더가든의 카더가든 음반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져, 앞글자만 땄다. 담배(Cigarette), 성탄절(Christmas) 등 좋아하는 것들이 ‘C’라는 교집합을 갖고 있다는 그는 “캐시(Cash)도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타이틀곡 ‘꿈을 꿨어요’는 유년 시절 꿈꿔왔던 가족에 대한 회상을 담은 노래다. 가사처럼 서러움이 반이요, 뿌연 아련함도 느껴진다. 카더가든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것이 마냥 슬프진 않았다”며 “단 한 톨의 거짓 감정을 넣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인지 최근 합주나 라이브를 할 때 이전보다 내 감정이 더 많이 들어가는 것 같다”고 했다.

카더가든 “나를 투영한 음반”…어쩌면 진정한 탄생“좋은 어른”을 향한 존경을 담은 ‘의연한 악수’와 ‘비었다’, “키만 큰 남자의 설움”을 노래한 ‘톨가이’(Tallguy), 면허가 없는 자신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부닥쳤던 지인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표현한 ‘면허없음’ 등 모든 수록곡이 카더가든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꾸려졌다. 흑인음악에 특화된 목소리와 밴드 사운드가 빚어내는 ‘케미’도 인상적이다. 

카더가든은 “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뮤지션들 가운데는 자신의 삶을 음악에 투영하는 분들이 많다. ‘C’는 나를 내 음악에 더 많이 넣으려고 하는 첫 움직임”이라면서 “픽션이나 경험 일부분만으로 가사를 풀어낼 땐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이번엔 막힘없이 글을 쓰고 막힘없이 작·편곡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음달부터는 서울(8일)을 시작으로 대구(16일), 부산(17일), 춘천(24일), 대전(30일), 광주(12월1일)를 돌며 콘서트를 연다. 카더가든은 음반 발매만큼이나 이번 투어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밴드 혁오 등 같은 레이블 소속 뮤지션들의 선전을 부러워하던 지난해, 전국 클럽 투어를 통해 자신 또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란다.

“SBS ‘더 팬’ 출연 이후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주셔서 무척 좋아요. 클럽 투어에서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았고, 그분들로부터 받은 에너지로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죠. 그동안 자존심과 욕심, 음반에 참여해주시는 분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음원 순위를 자주 확인했는데, 이번엔 다릅니다. 자존심과 욕심은 없고, 책임감만 남았죠. 순위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실시간 차트에서) 98위 정도에 오를 수 있다면 좋겠네요.(웃음)”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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