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건강뉴스-체크리포트] ‘식도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반 침범 크론병, 악화·호전 양상 반복…“장관 기능 최대한 보존하며 지속 관리”

기사승인 2019-11-06 11: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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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최근 우리 생활의 위생 상태가 개선되면서 소화기 질환의 경우 감염성 질병 사례가 줄었습니다.

반면 늘고 있는 것이 자가면역성 질환인데요.

오늘 이 시간 최근 수년 사이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자가면역 질환, 크론병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병명이 생소하실 수 있습니다.

1932년 이 병을 처음 발견하고 보고한 미국 의사의 이름 따 현재까지 불려지고 있습니다.

크론병이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이라고 했는데, 자가면역은 면역계가 내 몸의 물질을 외부 물질로 잘못 인식하고 공격해 손상을 입게 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크론병은 자가면역에 의한 염증성 장 질환으로, 뚜렷이 밝혀진 원인도 없고 그 어떤 치료법으로도 완치가 어려운 난치성 질환입니다.

한 번 발병하면 재발하는 사례도 많아 주의 및 관리가 필요합니다.

<리포트>

소화기관에 염증이 반복되는 염증성 장 질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바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인데요.

두 질환 모두 만성적 염증을 유발해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침범 구간과 진행 양상 등에서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

고성준 교수 /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만 염증이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고, 그런 염증이 장의 점막이라는 겉층에서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어서 이러한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은 보통 설사와 혈변을 주증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고요. 크론병은 약간 다른데 대장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소장, 구강, 십이지장 그러니까 소화관 전체에 다 생기면서 이러한 염증이 점막층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장의 전 층을 침범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내시경을 보면 깊은 궤양이 많이 생기고요. 항문 주위에 이런 누공이 잘 발생하고, 이런 염증이 오래 지속되다 보면 천공 같은 게 생겨서 농양 같은 것들이 잘 발생하는 병이 크론병이 되겠습니다.”

아직 크론병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자가면역이 왜 일어나는 지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서구화된 식습관, 항생제 노출, 산업화에 따른 생활환경 변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문의들은 유전적 소인을 가진 경우 발병 확률이 더 높을 수 있고, 흡연 환자는 재발이 잦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크론병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빠르게 늘고 있는 환자 수 때문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크론병 진료 환자 수는 2014년 1만6728명에서 지난해 2만2408명으로 5년 동안 34%나 증가했습니다.

고성준 교수 /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발생률은 서서히 증가하고 환자가 사망하지는 않기 때문에 그 병을 갖고 있는 유병률, 환자 자체의 유병률은 서서히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는 것이죠. 서구 선진국에서는 아마 2030년이 되면 전체 인구의 1%가 염증성 장 질환을 갖고 있을 만큼 굉장히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질환이고, 우리나라도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서양 선진국과 비슷한 정도의 유병률을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크론병은 주로 장관을 침범합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장 이외의 전신 조직에도 침범이 이어져 증상이 발현될 수 있는데요.

이를 장외 증상이라고 합니다.

장외 증상은 관절, 눈, 피부, 간, 담관, 신장 등에서 나타나며, 장내 염증이 호전되면 대부분 함께 낫습니다.

크론병은 과민성 장 증후군과 증상을 구별하기 어렵고, 또 치질로 오인하기도 해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과민성 장 증후군은 만성 복통 증세를 보일 순 있지만, 크론병과 달리 자는 동안에는 복통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전문의들은 체중감소나 만성 복통, 설사, 혈변 등이 지속한다면 크론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적절한 검사를 받아볼 것을 당부했습니다.

<리포트>

크론병 진단에는 여러 검사가 병행됩니다.

병력 청취, 혈액 검사 뒤 대장 엑스선 검사, 내시경 검사, 조직 검사를 이용해 장 내부 상태를 살핍니다.

크론병 환자라면 내시경을 통해 장을 따라 길게 자리 잡은 궤양이나 자갈밭처럼 보이는 조약돌 점막 모양 등이 관찰됩니다.

침범이 잦은 소장 부위는 영상 검사가 필요하며, 초음파 검사나 CT 촬영은 농양, 즉 고름집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크론병은 한 번 발병하면 악화와 호전이 반복됩니다.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등이 쓰이는 약물 치료를 중심으로 ‘평생 관리’가 필요합니다.

고성준 교수 /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약물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크론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천공, 농양, 협착 같은 중대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고요. 그러한 중대한 합병증이 발생한다면 결국 수술을 받아야 될 가능성이 크고, 수술을 받게 되면 입원을 해야 될 가능성이 크고 또 수술과 연관된 사망률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고, 환자 자체의 삶의 질과 여러 가지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약물 치료로 조절이 어려운 시점에 다다랐을 땐 수술적 치료가 시행될 수 있습니다.

병이 있는 부분의 장을 잘라낸 후 건강한 양쪽 장을 연결하거나 장 절제 없이 좁아진 부분을 넓히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크론병 자체가 특정 부분의 수술로 완치되는 질환이 아닙니다.

수술 후에도 재발은 있을 수 있고, 재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스튜디오>

크론병 수술은 가능한 한 장관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증상이 심화된 장의 최소 부분을 절제하거나 넓혀 급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죠.

일반적 치료는 약물을 사용하는 건데요.

염증 반응을 완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치료제들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여러 치료 방법이 다양하게 열려있는 질환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만난 의료진은 환자가 증상이 크게 줄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기간을 길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워낙 위험 요인이 복합적이고, 또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도 많아서 확실한 예방법을 제시하긴 곤란한 점이 있습니다.

그래도 전문의들이 말한 내용을 전해드리자면, 소염진통제나 항생제의 무분별한 사용은 장내 미생물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만큼 약물 오남용을 지양하는 게 좋다는 것과 장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구화 된 식습관, 그리고 흡연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쿠키건강뉴스-체크리포트] ‘식도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반 침범 크론병, 악화·호전 양상 반복…“장관 기능 최대한 보존하며 지속 관리”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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