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VS 서울시·수협…노량진 수산시장 갈등 2라운드[기획]

송금종 / 기사승인 : 2019-12-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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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수산시장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최근 농성장 강제철거로 옛 시장 상인들과 동작구청이 충돌하면서다. 상인들은 강제철거 중단과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서울시와 대화를 하길 원하지만 시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구청도 절차에 따르겠다는 방침이라 갈등이 해소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뿔난 상인들 “강제철거 규탄…대화약속 이행”=노량진수산시장 시민대책위는 지난 6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 모여 동작구청과 서울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이날 “서울시장은 대화를 약속했지만 동작구청은 불법폭력철거로 상인 생존권을 짓밟고 있다”며 “동작구청은 강제철거를 중단하고 시장은 약속대로 대화를 시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동작구청은 지난 4일 새벽 노량진역 농성천막과 판매대를 철거했다. 대책위는 이번 집행이 동절기 강제철거금지지침을 어긴 ‘불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강제철거 종합예방대책과 행정대집행 법 시행령 상 동절기에는 강제철거를 할 수 없다. 일출 전에도 집행을 할 수 없다. 또 집행 전 사전에 고지해야 하고 집행책임자는 증표를 제시해야 한다. 구청이 이러한 것들을 모두 어겼다는 게 대책위 주장이다. 

상인들은 지난달 노량진 구 시장 건물 철거 승인이 나자 노량진역 앞으로 자리를 옮겨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화테이블을 열겠다고 약속했지만 여태 이행되지 않았다. 그 사이 농성장 강제철거만 이뤄져 상인들 분노를 샀다. 

윤헌주 상인 대표는 “서울시장은 상인들이 요구하는 걸 해결하도록 대화창을 열겠다고 했지만 아직 연락이 없다”며 “한순간 위기를 모면하려는 행위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와 수협, 구청, 상인들이 만나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 서울시가 역할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당한 동작구청 “절차대로 할 것”=하지만 구청은 흔들림이 없는 모습이다. 구청은 불법상행위로 인한 시민안전을 이유로 앞으로도 절차에 맞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구청에 따르면 상인들이 역 앞에서 장사를 시작한 이후로 불만민원이 270여건이나 접수됐다. 얼음이 녹아 인도에 결빙이 생겨 미끄러질 뻔했다거나 위생이 의심스럽다는 민원 등이다. 

구청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역 앞에서 주민보행권을 침해하고 안전을 위협한다는 민원이 접수됐다”며 “우리는 철거 신고서가 들어오면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산시장 관리는 서울시가 하는 것이고 이해관계는 수협과 있어서 거기에서 먼저 면담이 이뤄져야 하지 않느냐”며 “오히려 노점과 관련해 대화를 요청했지만 상인 측에서 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난처한 서울시 “해결 방도 없어”=이에 반해 서울시는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직접 나서서 중재를 하고 싶어도 소유권이 엄연히 수협중앙회에 있기 때문에 사유재산을 두고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것. 이렇다보니 ‘시장과의 대화’ 또한 흐지부지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입장에서도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현재로서는 해결할 만한 명분이 없다. 시 소유재산이 아니어서 관계적으로 어떻게 하라고 할 수 있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아직은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수협도 마찬가지인 걸로 안다”라고 덧붙였다. 

농성장 철거과정 중 행정집행법 위반에 관해서는 “공무원이 공적행위를 할 때 절차를 위반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절차를 제대로 이행했다고 보는데 상인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