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신종코로나 불안 키운다

김양균 / 기사승인 : 2020-02-11 0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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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한강에서 발견된 미확인 괴수로부터 신종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불길한 소식. 마스크는 불안함과 자기보호의 발로다. 인파 속 한 중년 남성이 연신 기침을 하자, 주변에 선 이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다. 사내는 빗물이 고인 웅덩이에 ‘퉤’하고 가래침을 뱉고, 그 순간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차 한 대가 가래가 섞인 빗물을 튀기자 서 있던 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물러난다. 

영화 ‘괴물’(감독 봉준호)의 한 장면이다. 감독은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한 대중의 공포를 ‘노란 바이러스’로 형상화했다. 영화 속 이야기라면 다행이겠지만 현실이란 얼마나 얄궂은가! 2020년 새해부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불안한 심리. 노란 바이러스가 포함됐을지 모르는 빗물을 피하려고 발버둥치는 영화 속 인파의 모습이 연상된다. 

[쿠키뉴스] 김양균 기자 = “이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아시아 출신의 사람들에게 편견을 가지지 말 것.  아시아 출신의 누군가가 2019-nCoV(신종코로나)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하지 말 것.”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신종코로나와 관련한 대중 권고문 중 일부다. 신종코로나는 빠른 속도로 사람과 사람에게서 전파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독한 독감 증세”라고 이 감염병의 증상을 설명한다. 신종코로나에 대한 과도한 감염 염려는 대중에게나 방역 정책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대중은 공포를 숨길 수 없다. 대형 쇼핑몰,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자는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새로운 확진환자의 역학조사 결과(정확히는 동선)이 발표될 때마다 인터넷에서는 이들을 비난하는 댓글이 쇄도한다.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의원의 정동청 원장은 신종코로나 등 감염병에 대한 대중의 불안 심리를 “통제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한 공포”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은 부수적 원인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대중의 정보 접근 통로가 다변화된 점이 그렇다. 정 원장은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당시와 다른 점에 대해 대중이 유튜브 등 인터넷상에서 도는 많은 정보들, 더러 부정확한 루머의 접근도가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 발표나 언론보도 등 공식 채널보다 유튜브 등의 시청각 매체를 통해 너무 많은 정보를 수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급작스럽게 환자 발생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죠.”

한편으로 불안함은 자기보호의 무의식적 발로로 해석될 수도 있다. 정 원장은 이를테면 고소공포증의 경우, 높은 곳에서 추락 등 사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에 대한 자기 보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불안, 그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대중의 우려와 걱정, 불안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방역당국은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선제적 방역 대책으로 대중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