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스포츠계 풍경

‘코로나19’가 바꾼 스포츠계 풍경

기사승인 2020-02-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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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스포츠계도 잔뜩 몸을 움츠린 모양새다. 

지난 5일 막을 올린 ‘LoL(롤)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은 19일 현재까지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다. 관중, 선수단과 관계자의 건강을 위한 예방 조치 차원이다. 

종로 롤파크는 온전히 LCK 경기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같은 층에 위치한 ‘라이엇 PC’방을 제외하면 롤파크 내부엔 적막감만 맴돌고 있다. 출입구마다 배치된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철저히 인원을 통제하고 있다. 출입이 허가된 취재진 및 관계자들도 체온 체크 등 적절한 단계를 거쳐야 경기장 출입이 가능하다.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마스크를 미착용한 인원에겐 직원들이 마스크를 제공한다. 혹 마스크 없이 외출했다가 돌아온 경우에는 마스크를 재발급하고, 착용까지 확인한 뒤에야 재입장이 가능하다. 또한 테이블에 비치된 손 세정제까지 바른 것을 꼼꼼히 확인한 뒤에야 입장 허가가 떨어진다.


여타 스포츠 종목의 풍경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프로농구의 경우 발열 증세가 없는 관중들에 한해서만 입장을 허가하고 있다. 안양 KGC 인삼공사의 경우 손 세정제는 물론이고 전문 전자장비까지 입구에 배치해 관중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마스크가 없는 관중들에겐 직접 마스크도 제공했다. 일반적으로 경기 종료 후 행해지는 팬들과의 사진 촬영 및 스킨십은 철저히 금지됐다. 


프로축구는 입장에 앞서 문진표를 작성한다. 19일 수원 삼성과 빗셀 고베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선 관중들이 단체로 문진표를 작성하는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문진표에는 ‘동남아나 중국을 14일 내로 방문한 적이 있나’, ‘최근 감기 등 발열 증세를 겪은 적이 있는가’, ‘후베이 지역 방문자와 접촉이 있었는가’ 등의 질문이 담겼다. 

‘코로나19’가 바꾼 스포츠계 풍경

이러한 낯선 풍경이 불러온 피해는 적지 않다. LCK의 경우 롤파크 내 입점한 가게들의 매출 감소폭이 크다. 음료 등을 판매하는 ‘빌지워터’ 카페 매니저는 “많이 힘들다. 어제도 3시간을 기다려서 4잔 밖에 못 팔았다”며 “원래 10시에 오픈해서 오후 늦게까지 가게를 운영했는데 최근에는 6시쯤에 마감하는 편이다. 빨리 이 사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올 시즌 흥행 상승세를 탔던 프로농구는 눈에 띄게 관중수가 감소했다. KBL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까지 전 시즌 대비 관중 증가율은 24%에 달했지만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되면서 증감률이 10% 이상 떨어졌다. 특히 지난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원주 DB의 빅매치는 1,2위 팀의 맞대결이라 기대를 모았는데 관중은 4924명에 그쳤다. 평소 SK의 주말 홈경기에 관중이 5000명이 넘게 몰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다.

선수들도 흥이 살지 않는다.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한 T1의 ‘페이커’ 이상혁은 “관중이 아무도 없는 경기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박수소리와 함성이 없어서 어색하고, 재미없었다”며 하루 빨리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원했다.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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