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조합원 마스크 배포에…공공기관, 책임 떠넘기기 ‘급급’

안세진 / 기사승인 : 2020-03-1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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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적인 차원vs가이드라인 위배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인 가운데 재개발·재건축사업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일부 건설사가 마스크 배포 등의 활동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입찰 가이드라인 위법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겁지만, 정작 공공기관에서는 서로 책임만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현대건설은 최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지와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지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 등을 위해 현장방역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배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도시재정비사업 입찰 가이드라인 위반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도의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만큼 위법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결과론적으로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이뤄진 행위라는 점에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장에 연로하신 분들이 많고 상대적으로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는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이뤄진 활동”이라면서 “다만 현재 회사 차원에서도 마스크 수급이 어려워서 계속 이어지고 있지는 못하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법에 위배되지 않을 거라 본다”며 “한남3구역의 경우 이미 앞서 한 차례 검찰 수사가 있었고 무혐의를 받았다. 정부는 앞으로도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당시에 비해 마케팅 활동 수준이 약한 만큼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남3구역은 입찰 참여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정부의 제재를 받았다. 하지만 검찰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 입찰방해 등 혐의로 수사한 결과 무혐의 판단이 내려졌다.

이에 반해 해당 사업지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에 위배된다고 본다”며 “마스크를 주는 것도 결국 금품 등을 제공하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공공기관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마스크 배포 등의 활동의 위법 여부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측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용산구청 측에 문의해보라”는 식으로 답을 했다.

용산구청은 조합의 결정에 따라 위법 여부가 결정될 거라 설명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마스크를 공급했다고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행위는 명백하게 가이드라인에 위배된다. 홍보를 따로 한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최종 판단은 조합 측에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일각에선 조합의 판단에 따라 위법 여부가 결정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재정비사업에 있어 갑은 건설사가 아닌 조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재정비사업에 있어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