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코로나19…전북지자체들 봄 축제 어떡하나

입력 2020-03-15 23: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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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쿠키뉴스] 홍재희 기자 = 봄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자체들이 지역축제를 취소·연기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자체들은 축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관망중이다.

축제의 경우 대부분 꽃이 피는 시기와 제철과일이 출하되는 시기 등에 맞춰 펼쳐진다. 이 때문에 날짜를 연기하면서까지 축제를 진행할 수 없었던 정원대보름행사, 이달 20일부터 완주군 삼례읍 일원에서 열리기로 했던 삼례딸기축제는 취소됐다.

또 봄을 대표하는 축제로 해마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벚꽃축제도 지자체마다 취소 결정을 내렸다. 오는 4월 3일부터 7일까지 펼쳐질 예정이었던 정읍벚꽃축제 역시 체험부스 등으로 대중 접촉이 이뤄질 수밖에 없어 취소키로 결정했다.

정읍시 관계자는 “지난해 야간조명 설치로 밤 벚꽃을 감상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다녀갔었다”면서 “올해 행사는 취소됐지만 주말이나 주중에 개인적으로 와서 관람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들은 지역 농가, 음식업종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해 코로나19 국면이 종식되길 기다리면서 축제를 연기하고 있다.

축제를 담당하는 지자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완주삼례딸기축제 2만명, 김제모악산축제 6만명, 정읍벚꽃축제 6만명, 남원춘향제 19만5천187명, 고창청보리축제 43만5천명, 익산보석축제 8만명 등 많은 관광객이 다녀갔다.

축제에 따른 지자체 경제효과는 작지 않다. 완주삼례딸기축제는 직·간접 9억 원, 고창청보리축제 227억5천만 원, 남원춘향제 36억2천만 원 등이다. 이 같은 지역경제 유발효과로 지자체들은 쉽게 취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제시는 내달 5일부터 7일까지 펼쳐질 계획이었던 모악산축제를 놓고 연기할 것인지, 추진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김제시 관계자는 “상황이 좋아지길 지켜보고 있다”면서 “다음주 중으로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익산보석대축제의 경우 당초 4월 1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될 계획이었지만 4월 23일부터 5월 5일로 일정을 변경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고 또 다시 일정을 변경할 것인지는 총회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고창군도 내달 20일부터 추진키로 했던 청보리축제를 5월로 연기키로 결정했다. 고창군 관계자는 “청보리축제가 보리의 생육주기에 맞춰 진행되다보니 5월 중순까지는 축제 개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코로나19가 종식되길 기다리고 있다”며 “더욱 알차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남원춘향제 역시 관람객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4월말 개최 예정이었던 ‘제90회 춘향제’를 잠정 연기키로 했다.

축제를 준비해온 지자체들은 “계절에 맞춰 진행되는 축제의 경우 단 며칠의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준비해온 일 년의 시간들이 안타까울 뿐이다”고 말했다.

obliviat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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