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채우랴, 코로나 막으랴”…경영평가에 은행 한숨만

송금종 / 기사승인 : 2020-04-03 06:00:00
- + 인쇄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은행 영업점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자체실적을 채워야 하는데다 코로나19 지원도 하려다 보니 업무가 배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경영평가 지표를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현재로선 쉽지 않은 실정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각 은행 지점들은 코로나19 피해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는 연 1%대 초저금리 특별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기업은행 특별대출 할당량은 약 6조원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영업점은 전국에 632개가 있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점포당 2000만 원 한도대출을 450개 이상 취급해야 하는 것으로 나온다. 

일감이 늘어난 탓에 현장은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그렇다고 자체 영업실적을 외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등급에 따라 성과급에서 차등을 받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경영평가 항목들이 여러 개가 있는데 코로나19 대응 때문에 평가항목을 다 신경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과중된 업무가 자칫 ‘꺾기’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노조에 따르면 최근 두 달(2~3월)간 기업은행에서 적발된 기업교차판매 건수는 1만3000건이 넘는다. 교차판매는 구매 편리성을 제공하거나 판매비용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구매선택폭을 좁히는 단점도 있다. 교차판매를 무조건 ‘꺾기’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기간 중 대폭 늘었다는 건 사실상 실적압박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국책금융기관 노동조합 협의회도 최근 호소문에서 이 같은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이에 관해 기업은행은 지난달부터 영업점 경영평가 결과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또한 실적 목표치를 15% 낮추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만 경영지표를 수정하거나 중단하는 건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직원들이 실적 부담을 느끼는 항목은 조정했고 추가 조정은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평가 없이 코로나19 대응에만 집중하면 성실히 근무한 영업점에게는 불공평한 처사 일수 있다”며 “경영지표를 변경하거나 아예 없애는 건 사실상 어렵다”고 덧붙였다.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