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투에 신기술 꺼내든 병원들… 효과는?

전미옥 / 기사승인 : 2020-04-07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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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AI·원격의료 등 4차산업혁명 바람... 효용성 주목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현장에 뜻밖의 4차산업혁명 바람이 불고 있다. 

감염병과의 싸움에서 각 의료기관은 로봇, 인공지능, 디지털헬스케어 등 신기술을 '무기'로 꺼내들었다. 그동안 각계의 반대에 부딪혔던 원격진료도 코로나19로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이같은 기술들이 의료현장에 불러올 새로운 변화가 주목된다.  

◇청소·운송·안내하는 로봇,  업무분담 효과는? 

일부 병원은 코로나19의 원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로봇기술을 도입했다. 로봇을 통해 병원 내 2차 감염을 방지하고,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의료원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협약을 맺고, 지난달 13일부터 발열감지 로봇 2대, 의료폐기물 운송 로봇 2대 등 의료지원 로봇 4대의 운영을 시작했다.

'발열감지 로봇'은 병원 출입구, 로비 등에서 병원 출입객의 체온 측정과 문진 등에 활용됐다.  열화상카메라가 장착돼 있어 시민이 화면을 바라보면 대상의 키에 맞춰 화면의 각도가 바뀌며 자동으로 열을 측정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발열확인을 받으라는 안내가 이뤄진다. 센서에 의해 자동으로 세정액이 분사되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됐다.

'운송로봇' 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전담 의료인이 사용한 의복과 의료폐기물 등을 특정 장소로 운송하는 데 활용됐다. 사람의 인상착의를 인식해 로봇 운용자를 따라서 움직이고, 입력한 동선에 따라 스스로 이동하도록 프로그램 됐다.

서울대병원도 지난달 24일 LG전자와의 협약을 통해 클로이 '청소로봇'과 '안내로봇'을 도입했다. 안내로봇은 서울의료원의 발열감지로봇과 같은 기능으로, 병원 출입객들의 호흡기 문진과 체온 측정을 담당한다. 청소로봇은 병원 내 안전한 청소를 위해 도입된 것이다. H13등급 헤파필터와 실내 자율주행 및 장애물 회피 기술 등을 적용했다.

앞서 의료현장에서는 로봇기술이 감염병 확산 방지와, 업무 부담 등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도입 한 달째인 현재까지 병원 로봇들의 업무성적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의료원의 한 관계자는 "막상 사용해보니 로봇의 활용도가 높지는 않다. 병원 입구에서 운영되는 발열감지 로봇의 경우 발열체크에 내원객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병원에 오는 모든 분들을 빠짐없이 체크해야 해서 자율에 맡기기는 무리가 있고, 직원들의 업무량도 로봇이 따라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운송로봇도 마찬가지다. 병원 내부의 이동공간이 협소하고, 옮기는 의료폐기물 양도 많지 않아서인 듯하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이 위중해서 아직 로봇활용에 익숙해지기에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계속 지켜볼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코로나19에 한시 허용된 '원격의료'.안전성·효용성 엿본다 

코로나19 사태로 20년째 제자리 걸음을 걷던 원격의료에도 탄력이 붙었다. 병원내 감염 확산 등이 엄중해지면서 정부가 한시적으로 전화상담·처방을 허용하면서다.

그동안 원격의료는 의료계, 시민사회 등의 반대에 부딪혀 20년째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감염병 사태로 상황이 달라졌다. 

병원계에서는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들을 중심으로 전화 상담 및 처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높은 대구지역의 경북대병원의 경우 하루 200건 가량의 전화상담·처방, 그리고 대리처방이 시행되고 있다.

의료 현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윤건호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당뇨 환자들은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하더라도 아침에 일찍와서 채혈만 하고 전화로 결과를 안내하고 있다. 환자들의 10%가량이 전화처방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활치료시설에 있는 코로나19 확진자 치료 및 관리에도 원격진료가 적극 활용된다. 생활치료센터에 있는 환자의 상태를 병원 본부에서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실시간 처방과 치료지시를 내리는 방식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경기도 생활치료센터의 경우 신속대응모듈(rapid response module)을 통해 환자의 위중도를 분단위로 평가, 이상 징후가 감지된 환자를 바로 파악해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또 환자들은 자가진단 어플을 통해 자신의 상태와 변화를 의료진에 전달한다.

기존 의료현장에서 준비돼있던 디지털헬스케어 기술들을 비상시국에 맞춰 변경·재조합해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백롱민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이전부터 준비해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헬스케어기술을 통해 제한된 의료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분배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진단 및 치료에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보다 발전된 시스템으로 감염병 위기상황에 보다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와 준비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병원 문화도 '접촉 최소화'.안면인식 출입하고, 진료비는 어플 결제

병원 이용 문화도 비대면·비접촉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입원 환자들이 안면인식으로 병동에 출입하고, 진료비는 병원 어플로 결제하는 식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지난달 25일 병동 출입관리에 인공지능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병동 입원 환자와 보호자들이 안면인식을 통해 병동에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출입증을 소지하거나, 일일히 출입 대장을 작성해야 했던 기존 방식에 비해 접촉을 최소화해 감염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 특징이다. 출입기록을 추적할 수 있어 정확한 동선관리도 가능하다.

일선 병원들이 속속 내놓고 있는 병원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의 활용도도 커졌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진료 안내부터 진료예약, 진료비 결제, 실손보험 청구 등이 모바일을 통해 가능하다.

특히 비대면·비접촉이 요구되는 감염병 사태에서 톡톡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모바일 어플의 특성상 확장성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서울대병원 등 일부 의료기관들은 전화진료·처방의 한시적 허용에 따라 모바일 어플에 전자처방전 기능을 추가해 시행하고 있다. 병원에서 전화 진료나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들이 별도의 방문 절차 없이 어플을 통해 원하는 약국으로 전자처방전을 전송할 수 있다. 

이처럼 의료현장의 디지털헬스케어 기술 적용이 활발해지자 산업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송승재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의료자원이 편중되고 부족한 상황이 만들어지다 보니IT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인 것 같다. 그동안 디지텔헬스케어 기술과 관련해 효용성과 안전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종종 있어왔는데, 지금은 의료계나 정부, 시민사회에서도 효용 가능성을 인정하고, 한시적이긴 하지만 적극적인 도입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며 "또 그것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서 디지털헬스 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용됐고, 그 편익을 검토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향적인 검토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