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코로나19 후 마침내 활짝 열린 교문, “친구들아! 오랜만이야”

마침내 활짝 열린 교문, “친구들아! 오랜만이야”

기사승인 2020-05-20 17: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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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코로나19 후 마침내 활짝 열린 교문, “친구들아! 오랜만이야”

첫 수업 시작한 이천양정여자고등학교 스케치

- 80일 만에 모니터 벗어나 선생님과 대면 수업 시작

선생님과 주먹인사 나누며 반가움 표시

교실 최대한 책상 간격 벌리고 개인 가림막 사용

인천서 고감염자 발생 소식에 초긴장

[현장+] 코로나19 후 마침내 활짝 열린 교문, “친구들아! 오랜만이야”

[쿠키뉴스] 이천· 곽경근 기자 =너 정말 집에만 있더니 확찐자 됐네

그래 넌 마스크 열심히 쓰더니 얼굴이 하얗게 변했네

오랜 만에 학교 교실 너머로 학생들의 환한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현장+] 코로나19 후 마침내 활짝 열린 교문, “친구들아! 오랜만이야”

 20일 아침, 마침내 전국 45만 명의 고3 학생들이 등교해 자신의 책상에 앉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등교가 다섯 차례나 미뤼지다가 80일 만에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전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우측통행 표시를 바닥에 붙이고 책상을 최대한 떨어뜨리고 소독도 철저히 했다.

[현장+] 코로나19 후 마침내 활짝 열린 교문, “친구들아! 오랜만이야”경기도 이천 시 소재 양정여자고등학교에서도 19, 263명의 고3 학생들의 첫 등교를 위해 방역과 교실 책상 재배치 등 모든 준비를 끝내고 긴장과 설렘 속에 학생들을 맞이했다.

[현장+] 코로나19 후 마침내 활짝 열린 교문, “친구들아! 오랜만이야”선생님들은 등교 첫날, 학교 정문에서 주먹과 팔꿈치 인사, 눈 인사로 학생들을 반갑게 맞았다. 혹 학생들의 등교 간격이 좁혀지면 2m 이상 떨어져 걸으라고 주의를 준다. 학교 교실로 통하는 모든 문은 닫혀있었고 오직 본관을 통해서만 교실로 입실이 가능했다. 본관 입구에는 학교에서 설치한 열화상카메라로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체온을 체크하고 육안으로도 학생들의 건강상태를 꼼꼼히 살폈다. 교실로 들어선 학생들은 먼저 입실한 학생들과 오랜만의 만남에 큰 소리로 어쩔 줄 몰라했지만 신체적 접촉은 피했다.

[현장+] 코로나19 후 마침내 활짝 열린 교문, “친구들아! 오랜만이야”학교에서는 7명의 교생 선생님을 모델로 해서 등교에서 하교까지 학교에서의 생활 수칙을 미리 동영상으로 제작해 학생들에게 학교 알리미를 통해 사전 교육을 마친 상태다. 학생들이 교육부의 지침대로 등교 후 자신의 책걸상을 소독제로 다시한번 꼼꼼하게 닦았다.

[현장+] 코로나19 후 마침내 활짝 열린 교문, “친구들아! 오랜만이야”3학년 정반 임가영(17) 학생은 오랜만에 학교에 오니 많이 떨리고 설레서 어제는 잠도 못 잤다.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서 너무 기쁘다스승의 날 선생님과 SNS는 주고 받았지만 카네이션 한송이 못 달아드려 죄송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간호대학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등교한 고3 학생들을 위해는 개인용 가림막과 마스크, 손세정제, 종이컵 등을 지급했다.

[현장+] 코로나19 후 마침내 활짝 열린 교문, “친구들아! 오랜만이야”선생님은 수업 시작 전 학생들에게 향후 학교에서의 생활수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반드시 지켜 줄 것을 당부했다.

양정여고 김학식(61) 교장은 그 동안 선생님과 교직원만 학교 나오면서 정말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란 것을 실감했다. 학생들이 등교하니 비로소 생기가 돈다하지만 오늘 인천지역에서 고3 학생 확진자가 나와서 모두 하교한 것처럼 우리학교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방역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학생과 교직원이 모두 방역수칙을 잘 지켜서 아무 사고가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현장+] 코로나19 후 마침내 활짝 열린 교문, “친구들아! 오랜만이야”마침내 겨울방학까지 포함하면 거의 5개월 만에 첫 선생님과의 대면 수업이 시작되었다. 2교시 수학 수업시간, ‘확룰과 통계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약간 긴장한 듯 톤이 높았다.

학생들 역시 개인 가림막 위로 모처럼 선생님의 열강에 눈과 귀를 쫑긋 세우며 집중하는 모습이다.

첫 수업을 마치고 나온 윤을숙(52) 수학선생님은 모처럼 수업이어서 설레기도하고 조금 긴장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다시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입시까지 시간이 많이 부족해 더 열심히 가르쳐야겠다고 말했다.

[현장+] 코로나19 후 마침내 활짝 열린 교문, “친구들아! 오랜만이야”

오전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이 기다리던 점심시간, 학생들은 자신의 개인 가림막을 들고 본관 앞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를 다시 통과했다. 급식실 앞에서 손세정제로 소독 후 배식을 받아 자리에 앉았다. 친구들과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개인이 가져 온 가림막을 설치한 후에야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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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희(3학년) 학생은 제가 밥을 느리게 먹는 편인데 오늘 급식은 정말 빨리 먹었어요, 오랜만에 먹어서인지 학교 급식이 이렇게 맛있는지 몰랐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학생들은 너나없이 오랜만에 맛보는 학교급식에 만족해했다.

[현장+] 코로나19 후 마침내 활짝 열린 교문, “친구들아! 오랜만이야”오후 수업은 교실의 모든 창문을 열고 환기 후 시작했다이천 양정여고는 여성 글로벌 리더를 키우는 70년 명문 사학이다일반적으로 고3은 원칙적으로 매일 학교에 나가게 되고, 12는 격주 등교, ·중학교는 원격 수업을 병행하되 수행 평가 등을 위해 주 1회 학교에 나가는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선 중3도 매일 등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장+] 코로나19 후 마침내 활짝 열린 교문, “친구들아! 오랜만이야”이천 양정여고는 1,2학년이 등교도 고3학생의 수업과정을 지켜보면서 큰 문제가 없으면 매일 등교를 원칙으로 정했다.

유 부총리는 19, 세종 시에서 신학기 개학준비 추진단 회의를 주재하며 등교 개학은 언젠가는 꼭 해야 할 일이고, 시기를 무작정 미룰 수 없는 일이라며 코로나 19 감염증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 등교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되는 즉시 신속하게 추가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kkkwak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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