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미래다] (3) 천안 늘품농원 ... 아열대 작물 ‘성공사례’ 부상

입력 2020-06-22 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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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농업기술센터 “이 농원은 아열대 작물 재배 선진지 . 관련 재배 활성화 더 힘쓸 것”

[천안=쿠키뉴스] 최문갑 기자 =기상청 전망에 따르면 올여름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나, 폭염일수는 평년(9.8일)의 2배가 넘는 20~25일로 예측되고, 태풍도 2~3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가 점차 현실화하는 가운데 기상이변과 재해가 갈수록 심각한 양상이다. 기후변화에 따라 작물의 재배지 변화도 뚜렷하다. 제주의 명물 한라봉은 전라북도 김제까지, 사과는 대구에서 경기도 포천까지, 녹차는 보성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올라왔다.

열대나 아열대 작물 재배는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의 시대로 접어든 느낌이다. 이런 흐름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독특한 아열대 작물을 경작하는 농장이 눈길을 끈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에 자리한 늘품농원이다. 늘품농원이 꾸려진 것은 3년이 채 안된다. 이 농원의 운영은 이규수-고현명 공동 대표제다. 모두 40대 중반이다. 

이 대표는 인천에서 미용실을 20여 년 운영하다 3년 전 이 농원을 마련, 지난해 귀농해 본격적으로 농원경영에 뛰어들었다. 고 대표와는 미용실에서 만나 농원을 공동으로 경영하기로 의기투합, 공동 창업자(?)가 됐다.

고 대표는 경기도 광명시에 거주하며 아열대 작물 관련 인터넷 카페를 20년 가까이 운영해온 사실상 아열대 작물 ‘박사’다. 예를 들어, 고 대표는 아열대 작물의 씨앗을 우리 토양에 심어 ‘우리 것’이 되는 과정을 면밀하게 연구해왔다. 이 농장의 설립이 오래되지 않았으나 작물 재배에 성공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다. 

[농업이 미래다] (3) 천안 늘품농원 ... 아열대 작물 ‘성공사례’ 부상“저희는 망고나 바나나처럼 흔한 작물은 재배하지 않습니다.”

두 대표가 철저히 추구하는 것은 작물의 독창성이다. 일반적인 품종은 판로 찾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이 쉽지 않고, 독특한 맛을 내는 과수가 선택의 기준이다. 그래서 선택한 작목이 자바애플, 인도대추 등이다. 자바애플은 원산지에선 4차례 수확이 가능하나, 이 곳에선 3차례 수확한다고 소개한다. 자바애플 나무가 5년 이상 자라면 그루당 100kg 이상의 열매가 달린다. 1kg에 3만-4만원이니 자바애플 나무는 그야말로 ‘돈나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기간 아열대 작물의 실생과 접목, 취목 등 번식방법과 재배방법을 터득하기란 보통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고생 끝에 달콤한 열매가 주어진다는 확신을 갖기에 이겨낼 수 있죠.”

두 대표는 자바애플을 수년 간 연구하고 재배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자바애플 그린나래’ 품종을 2017년 특허 출원했다. 두 대표가 밭에서 따와 맛보라며 건넨 초록색의 자바애플은 향기로우면서도 달콤했다. 게다가 아삭아삭 씹히는 게 일반 사과와는 확실히 달랐다. 그린나래 품종은 10여 종에 달하고, 종류마다 색감, 모양, 맛 등이 모두 제각각이라니 놀랍다. 이처럼 특이한 아열대 과실수를 이 농장엔 100여 종이나 심었다. 

천안농업기술센터도 앞서가는 늘품농원에 놀라움과 동시에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센터 박재범 농촌지도사는 “두 대표는 작물의 아이템들을 직접 발굴하고, 막대한 시설투자를 자부담으로 해냈다”면서 “농원 경영에 대한 열정과 비전도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박 지도사는 “늘품농원이 아열대 작물 재배의 선진지이자 성공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뒤따른다면 농원 발전에 탄력이 붙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성수 센터 소장은 “센터에서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아열대 과수 재배 농사 육성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면서 “아열대 작목의 개발과 재배기술 연구, 농가 보급 등의 활성화를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mgc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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