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금융 철퇴에 대부업계 환영…“불법대부, 양지로 갈 것”

/ 기사승인 : 2020-06-3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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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정부와 금융당국이 합심해 불법 사금융업자가 받을 수 있는 이자 한도를 최고 24%에서 6%로 낮추는 등 불법사금융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대부업계에서는 이번 불법사금융 근절 대책을 두고 불법 대부업체들이 양지로 올라올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더 깊게 숨어들 것이라는 ‘반반’의 의견을 내놨다.

금융위원회·법무부·경찰청·국세청 등 정부 부처와 금융당국들은 지난 23일 불법 사금융들의 이자 수익 제한을 비롯해 불법 사금융 광고 단속 등 불법 사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단속 내용을 담은 ‘불법사금융 근절방안’을 발표했다.

불법사금융 근절방안은 최근 경제난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한 혼란을 틈타 저연령·저소득층과 노령층을 상대로 급격히 증가한 불법사금융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해당 방안에는 ▲불법 사금융업자 이자한도 6% 제한 ▲불법 사금융 광고 단속 및 처벌 ▲범정부 태스크포스(TF) 운영 ▲불법 사금융 차주 구제방안 등 각종 내용들이 담겼다.

특히 이번 불법사금융 근절 방안 중 가장 핵심 내용은 불법 사금융업자의 최고 이자율을 현행 24%에서 6%로 제한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불법 사금융업자가 법정 최고금리를 넘는 고금리로 차주에게 빌려주더라도, 금융당국에 등록한 대부업자들과 동일하게 24%의 이자를 수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이를 상법상 개인 간 상거래에 적용되는 이자율인 6%까지만 받을 수 있게 변경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불법사금융 업자들이 법정최고금리 이상의 불법 대출을 통해 서민들을 착취하더라도 형법상으로만 처벌할 수 밖에 없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서민들의 사정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불법사금융을 근절하기 위해 관련 당국이 합심해서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번 이자 제한으로 인해 미등록 불법 대부업체들이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등록하고 운영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업계에서도 이번 금융당국의 불법사금융 근절 대책에 대해 확실한 실효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이전까지 불법대부들은 걸리더라도 합법 업체들과 동일한 이자를 받고, 바지사장 등을 이용해 이익만 취하고 법망을 빠져나가왔다”며 “금융당국에서 발표한 방안이 실행될 경우 서민 차주가 불법대부업체를 이용하더라도 사실상 6%의 이자로 이용할 수 있는 전반적인 프로세스가 완성되기 때문에 이전과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불법사금융 업자들에게는 위험성을 더 짊어진 채 음지로 깊숙이 들어가거나, 기존 불법시장에서 나와 양지로 가는 두 가지 선택이 강제되는 셈”이라며 “기존 대부 시장을 불법으로 뺏던 불법사금융들이 줄어들게 되면 대부업계의 시장이 확대되는 셈이라 업계에서도 반길만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양지로 올라가는 불법 대부업체들보다 오히려 더 깊숙이 음지로 숨는 불법 대부업체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대부업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가 27.9%에서 24%로 내려간 이후 양지에 있는 대부업체들은 수익성이 꾸준히 떨어지면서 신규대출을 줄여오는 분위기”라며 “불법 대부업체들은 이익을 올리기 위해 등록하는 방법 대신 더 교묘한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금융당국에서 내놓은 방안은 분명히 실효가 있지만, 현행 대부업계들이 움직이기 쉽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면, 등록하는 불법업체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에서는 우선 이번 방안들이 실행되는 것이 먼저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금융위에서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통과되고 난 뒤의 상황을 봐야 한다”며 “불법 사금융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 및 처벌을 실시하면서 불법 업체들이 줄어들 것이고, 이를 이용하던 저신용 차주들이 제도권 대부업을 이용하면서 제도권 대부업체들의 시장 활성화가 진행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