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미향, 윤건영 이어 이수진도 기부금 개인계좌 수령

/ 기사승인 : 2020-07-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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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중의 기본 안 지켜진 것… 다른 의도 가능성 높아” 유용 의혹도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더불어민주당 21대 국회의원들의 금전문제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윤미향·윤건영에 이어 이수진 비례대표 의원도 같은 선상에 놓이게 됐다.

앞서 윤미향 의원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으로 일하며 공금유용 등의 의혹이 제기돼 조사를 받고 있다. 윤건영 의원 역시 회계부정 의혹에 휩싸였다. 이들 의혹에는 기부금 등 공금을 소속단체 명의의 통장이 아닌 개인 혹은 차명 계좌를 사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수진 의원 또한 소속 단체 통장이 아닌 개인 혹은 차명계좌를 사용해 기부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이 2011년 2월 24일부터 2017년 2월까지 약 6년간 연세의료원노동조합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했을 당시의 일이다.

확인된 바에 따르면 이 의원이 노조위원장으로 있던 2015년 6월, “연세의료원 노동조합 활동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글귀와 함께 55년차 정기대의원대회에 초대하는 내용이 담긴 초청장이 ‘연세의료원노조위원장 이수진’ 이름으로 발송됐다.

초청장 하단에는 “축하금을 보내주시면 사회공헌활동 기금으로 사용하겠다”며 계좌번호가 적혀있다. 해당 계좌는 우리은행에서 발급한 ‘126’으로 시작해 ‘001’로 끝나는 이 의원 명의 통장이다.

2016년 3월에도 ‘57년차 정기대의원대회’ 초청장이 역시 이 의원의 이름으로 배포됐다. 하단에는 “사회공헌활동 기금으로 사용하겠다”는 동일한 문구와 함께 계좌번호가 명기돼 있다. 하지만 앞선 계좌와는 예금주와 계좌번호가 달랐다.

문제는 둘 모두 연세의료원노조가 사용해온 일명 ‘노조통장’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노조는 이수진 의원이 노조위원장으로 임명된 후 2012년 6월 15일 우리은행에서 위원장 인감을 이용해 ‘1002’로 시작해 ‘116’으로 끝나는 계좌를 개설해 노조통장으로 사용해왔다.

이와 관련 노조에 소속됐던 한 관계자는 “노조는 대의원대회나 창립기념일 행사 등에 상급단체나 사회단체, 사회저명인사 등에게 후원금이나 축하금 등의 명목으로 기부금을 받아 활동에 보탠다”면서 “이 의원이 위원장이었던 6년간 수령한 기부금이 수천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이어 “일부는 개인계좌나 조합원들은 알 수 없는 계좌들을 명시해 모금을 했다”고 폭로했다. 나아가 “얼마를 후원받았고, 후원금을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노조원에게 보고된 바가 없다. 전부 또는 일부를 임의 소비해 횡령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의혹도 제기했다.

이 가운데는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업무용으로 렌트해 사실상 개인차량으로 활용한 검정색 그랜저 승용차의 렌트비 일부를 비롯해 개인 활동에 사용했다는 정황들도 일부 포착됐다. 관련 내용들은 조합원들의 문제제기로 ‘조합비 납부 중지운동’으로도 번졌다.

운동이 번지자 노조는 “관행적으로 해오던 것들 중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잡고, 부족한 것이 있다면 채워가겠다”며 조합비납부중지요청을 철회해줄 것을 조합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확한 기부금 규모와 사용처 등은 아직까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노동운동가는 “20여년 전 과거거나 노조원이 많지 않은 소규모 지부의 경우 위원장이나 사무국장 등의 명의로 계좌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3000명이 넘는 조합원이 소속된 거대노조에서 1년 내에 서로 다른 명의의 계좌를 사용한 것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며 “개인계좌였는지, 입출금 내역은 어떻게 되는지 적극적인 소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한 시민단체대표는 “수십명 남짓 소속돼 활동하는 작은 시민단체도 돈 문제를 의식해 단체명의로 통장을 만들고 투명하게 회계를 공개하려고 노력한다. 솔직히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이수진 의원이나 윤미향 의원이 관련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의혹이다. 떳떳하다면 계좌사용내역을 밝히고 해명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