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원팬의 한숨… “슈퍼매치요? 이제는 슬퍼매치에요”

김찬홍 / 기사승인 : 2020-07-04 08: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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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수원 삼성은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이다. 이들의 맞대결은 2000년대 후반부터 ‘슈퍼매치’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세계 7대 더비로 꼽힐 정도였다. K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 상위 5위 안에 ‘슈퍼매치’ 3경기가 포함될 정도로 리그 최고의 보장된 흥행카드였다.

하지만 올해 서울과 수원은 동반 부진을 겪고 있다. 현재 서울은 3승6패(승점 9점)로 리그 9위, 수원은 2승2무5패(승점 8점)로 10위에 처져 있다. ‘슈퍼매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두 팀은 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10라운드 맞대결을 가진다. 쿠키뉴스가 경기에 앞서 양 팀 팬들로부터 ‘슈퍼매치’를 바라보는 심정과, 팀을 향한 과감한 쓴소리를 들어봤다.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팬
: 저는 26살이고 6년차 서울팬입니다.

수원팬 : 저는 28살 수원팬입니다. 현재 10년 정도 수원을 응원하고 있어요.

Q. 각자 팀을 응원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서울팬 : 저는 박주영 선수의 팬이에요. 박주영 선수가 해외 생활을 하다가 복귀한 게 2015년이었어요. 그러면서 서울의 경기를 보러 다니기 시작했죠.

수원팬 : 저는 예전에 친구랑 수원 경기를 보러갔는데, 팬들의 응원을 보고 반했어요. 자연스레 팬이 됐어요.

Q. 응원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서울팬 : 마지막 우승인 2016년이요. 전북과 경기였는데 졌으면 전북이 우승이었어요. 당시에 박주영 선수가 부진해서 걱정이었는데 결승골을 넣었죠. 제 인생 최고의 순간이에요.

수원팬 : 우린 너무 리그 우승이 오래돼서… 가장 마지막 우승이 2008년이잖아요. 그래도 그때 우리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서울을 꺾고 우승했죠. 특히 송종국 선수의 마지막 슛은 잊히지 않네요. 하늘에서 눈도 와서 정말 멋졌어요. 그걸 직관하지 못해서 아쉬울 따름이에요.

서울팬 : 그래서 수원은 2010년대에 리그 우승해보셨나요?

수원팬 : 우리는 서울보다 훨씬 더 많이 우승해봤는데. 아시아 대회 우승컵은 있으신지?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Q. 자자 진정하시고. 과거 명성에 비해 최근 두 팀이 하락세를 걷고 있어요. 요즘 심정은 어떤가요?

서울팬
: 요즘 어디 가서 서울 팬이라고 말을 못해요. 올해만 봐도 기성용 선수, 이청용 선수도 다 놓쳤는데 여기다가 ‘리얼돌’ 사건까지 터졌어요. 축구 못하는 건 이해라도 해요. 근데 외적으로 너무 말이 많이 나와요. 민망해요 정말.

수원팬
: 이게 구단인가 싶어요. 구단 사정이 어려워서 운영비가 줄어든 거는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비슷한 금액으로 잘 나가는 구단이 있는데, 우리는 뭐하나 싶어요.

Q. 두팀 모두 2016년 이후로 하락세잖아요. 

서울팬 : 4년 전에 우승만 할 때더라도 더 올라갈 줄 알았어요. 그런데 모기업에서 투자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팀이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어요. 특급 선수 영입은 기대를 할 수 없게 됐어요. 문제는 유스에서도 대박치는 선수도 줄어들고 있어요. 

수원팬 :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구단 운영을 제일기획에서 한 이후로 성적이 안나와요. 삼성 소유 모든 종목 팀들이 다 그러니깐요.

서울팬 : 주축 선수들의 나이는 점점 차는데 신예 선수는 나오질 않고 또 주축 선수는 다른 팀으로 빼앗기고. 답답하죠. 2018년에 승강전 치렀을 때는 모든 걸 포기했어요. 그래도 올해는 좀 낫네요. 작년에는 아예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를 영입을 안했거든요. 그래도 올해는 선수라도 조금 영입해서 좀 나아요. 물론 성적이 안나와서 문제지.

수원팬 : 한 10년 전만 해도 수원 선수들은 거의 다 국가대표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국가대표인 선수 기껏해야 한 두명이에요. 없을 때도 있어요. 구단의 운영 정책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금전적인 문제라면 유망주라도 잘 육성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아요. 염기훈 팀이라는 소리를 아직도 들어요. 30대 후반인 염기훈 선수가 아직도 주전으로 뛰잖아요.

서울팬 : 우리는 박주영 팀이라고 하던데.

수원팬: 이제 수원이 정말 명문인가 싶어요. 이도 저도 아닌 팀이 됐어요. 팀에 대한 자부심이 점점 없어지고 있어요.

Q. 경기력은 어떻게 보고 있어요?

수원팬 : 이임생 감독님이 부임한 이후에 지난해 첫 3경기에서는 되게 공격적으로 갔거든요. 그런데 성적이 안 좋으니 바뀌었어요. 지금 보면 수원의 경기는 되게 소극적이에요. 팬들은 그런걸 바라지 않아요. 지더라도 공격적이었으면 좋겠어요. 매번 공격적으로 하겠다고 인터뷰를 보는데 다음 경기를 보면 다시 소극적으로 경기를 해요.

서울팬 : 공격을 잘해야 하는데 공격이 안돼요. 그리고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요. 뭔가 다른 선수들이 잘하는 선수들의 부담을 줄여줘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해요. 수비수들도 마찬가지에요. 역습을 당하면 빠르게 수비로 전환을 해야 하는데 상대팀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해요. 지난달에 전북이랑 대구한테 졌을 때는 2년전처럼 또 승강전 가겠다 싶었어요. 두 경기에서 10골을 줬어요. 선수들이 각성을 했으면 좋겠어요.

수원팬 : 그래도 서울은 계속 선수를 데려와서 보완이라도 하잖아요. 지금도 선수 영입한다는 소문도 들리고. 근데 우리는 그러지도 않아요. 올해는 자칫하다가 승강전으로 떨어질 것 같아요. 그나마 잘하던 외국인 선수들도 지금 기대에 못미쳐요. 헨리 아니였으면 우리가 최하위였을 수도 있어요. 지금 감독님이 추구하는 축구가 무슨 축구인지를 모르겠어요.

Q. 요즘 두 팀 성적이 안 좋다보니 ‘슈퍼매치’가 아니라 ‘슬퍼매치’라고 언급되고 있잖아요?

서울팬
: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정말 잘 지은 것 같아요. 요즘 보면 진짜 ‘슬퍼매치’란 말이 정말 어울려요. 이제 계속 그럴 것 같네요.

수원팬
: 진짜 무관중이라 차라리 마음이 편해요. 만약에 이번 경기 보러갔으면 속이 뒤집어졌을 것 같네요. 당분간은 그냥 ‘슬퍼매치’라고 할래요.

Q. 이제 이번 경기에 대해 얘기해봅시다. 두 팀이 라이벌이니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 클 것 같은데요?

수원팬 : 이번 경기는 솔직히 말해서 포기했어요. 일단 경기력이 너무 좋지 않아요. 또 서울은 전력 보강도 하고 선수들이 복귀를 하는데, 우리는 이탈자가 생겼어요. 홍철 선수도 울산으로 이적해서 답답한데, 여기다가 이번 경기에는 염기훈 선수도 나오지 않아요. 기대하지 않아요.

서울팬
: 우리 경기력도 좋지 않아요. 5연패를 끊기는 했는데 상대가 최하위 인천인데도 너무 답답했어요. 물론 연패할 때 보다는 조금 나아졌는데 아직은 불안해요. 그래도 우리는 최근 슈퍼 아니, ‘슬퍼매치’에서 16경기 연속으로 무패예요. 상대 전적만 믿고 있어요.

수원팬
: 진짜 이제는 서울에 라이벌이라고 못하겠어요. 16경기 연속 무승이 뭡니까.

서울팬
: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Q. 각자 이번 경기의 핵심 선수를 뽑아봅시다.

수원팬
: 타가트 선수가 무조건 골을 넣어야 해요. 지난 시즌 득점왕인데 아직 1골이에요. 타가트 선수가 해결해줘야 해요. 그리고 80분 넘어가면 수비수들이 정신 차리고 막아줬으면 좋겠네요.

서울팬
: 오스마르 선수랑 윤주태 선수요. 오스마르 선수가 복귀하면서 지난 경기에서 많이 중원이 안정됐어요. 그리고 윤주태 선수는 이전에 수원한테 4골이나 넣은 적이 있잖아요? 지난 경기에서도 골을 넣어서 감이 좋을 것 같아요. 박주영 선수도 개인적으로는 골을 넣었으면 좋겠네요.

Q. 이번 경기 결과 예측을 해보면요?

서울팬 : 2대 0 승리요. 근데 우리도 수비 상태가 영 좋지 않아서 한 골은 줄 것 같네요. 그래도 스쿼드를 보면 이길 것 같긴 해요.

수원팬
: 솔직하게 말해도 되요? (네.) 0대 1? 0대 2? (승리요?) 아니요. 질 것 같아요. 무승부면 성공이에요. 오스마르도 왔는데 이길 방법이 없어요.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