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 욕설·막말, 민낯 드러낸 목포시의회

의장단 선거, 부정행위 막자며 상의 탈의 후 기표소 입장도

입력 2020-07-06 16: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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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장 욕설·막말, 민낯 드러낸 목포시의회
▲ 목포시의회 홈페이지 초기화면 캡쳐.
[목포=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말 많고 탈 많았던 전남 목포시의회가 이번에는 본회의장 욕설과 상식 밖 행동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판이 일고 있다.

수명의 기자들이 방청석을 지킨 가운데 목포시의회는 지난 1일 제358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어 의장과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선거를 치렀다.

이날 투표는 ‘휴대전화’에 발목이 잡혀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의원들 간 설전으로 번졌다.

공정한 투표를 위한 조치라며 ‘투표에 앞서 전원을 끄고 수거해야 한다’는 주장과 ‘책상 위에 올려두면 된다’는 내용의 언쟁에서 시작돼 급기야 ‘2~3개 가진 의원들도 있을 것이고, 이를 숨기는 의원도 있을 것이니 겉옷을 벗어두고 기표소에 들어가도록 하자’는 요구까지 이어졌다.

투표용지 촬영 등 부정행위 차단을 위한 추가적인 안전장치로 요구한 것이라지만 의원들 간 극심한 불신의 단면을 드러낸 것으로, 험악한 분위기 연출의 예고편이었다.

‘휴대전화’로 인한 낯뜨거운 설전은 한동안 이어졌고, 한 의원의 제안으로 책상 위에 두고 투표가 시작됐다. 이미 의원들의 자존심과 권위는 시궁창에 처박힌 뒤였다.

그러나 투표 도중 또다시 한 의원이 상의 탈의를 요구하며 고성이 오가는 등 술렁였고 결국 상의 탈의 후 투표를 진행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아수라장이 된 본회의장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진행된 오전 투표 결과 부의장 선거에서 수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더욱 술렁였다.

오후에 계속된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비 민주계 의원의 당선이 예견됐던 기획복지위원장 선거, 보복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의 단합된 반대표 행사로 비 민주계 후보로 단독 출마했던 문차복 의원의 낙선이 결정되자 비 민주계 의원들이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퍼붓는 등 막말 릴레이를 펼쳤다.

정회 중 고함과 상스러운 욕설이 이어지는 동안 본회의장에는 수 명의 기자들이 방청석을 지키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의원들이 주권자인 시민을 무시했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당시 현장에 있던 일부 기자들은 의회법에서 금하고 있는 환호와 박수까지 쳐 가며 방청객들과 함께 촌극을 즐기기만 했을 뿐 보도하지 않았고, 일부 의원들의 몰지각하고 저급한 행태들이 입소문으로 전해지면서, 언론이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상황이라는 비판도 뒤따르고 있다.

목포시민 고 모씨는 “의회 행태를 보니 목포의 앞날이 답답하고 막막하다”고 말하고 “9일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는 또 어떤 촌극이 벌어질지 기대가 크다”고 비꼬았다.

한편 정회 중 욕설 등 일부 내용을 제외한 이날 본회의 중 의원들의 막말 퍼레이드는 목포시의회 홈페이지 ‘회의록’ > ‘최근회의록’ > ‘제358회 제1차 [임시회의록] 본회의 2020년 7월 1일 수요일’자에서 볼 수 있다.

news032@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