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김지은씨가 ‘대통령 문재인’ 적힌 조화 보면, 그 마음 어떨지”

기사승인 2020-07-07 10: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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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김지은씨가 ‘대통령 문재인’ 적힌 조화 보면, 그 마음 어떨지”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이거 뭐, 정치권에서 성범죄자에게 공식적으로 ‘힘내라’고 굳건한 남성연대를 표한 격이니. 코로나로 경제가 어렵다 보니 대통령 이하 여당 정치인들이 단체로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수출했나 봅니다. 지금 이 분위기, 매우 위험합니다. 국회페미에서 성명을 냈네요. 여성단체에서도 이들을 따라 줄줄이 성명을 내야 할 상황인 듯. 그런데 과연 성명이 나올까?”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그런 당연한 확신조차 갖기 힘든 시대입니다. 자칭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성폭행범에게 직함 박아 조화를 보내는 나라. 과연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입니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6일 진 전 교수는 “그의 철학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역시 조국에 ‘마음의 빚이 있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아무리 같은 패밀리라도, 대통령이라면 공과 사는 구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냥 사적으로 조의를 전하는 것이야 뭐라 할 수 없겠지만, 어떻게 성추행범에게 ‘대통령’이라는 공식직함을 적힌 조화를 보낼 수 있는지. 조화를 보내는 것 자체가 문제이지만, 굳이 보내야겠다면 적어도 ‘대통령’이라는 직함은 빼고 보냈어야 합니다”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마음에 빚이 있다.’는 말로 비판을 받았다면, 이런 행동을 반복해서는 안 되죠. 그런데 같은 오류를 반복하는 것을 보면, 대통령 자신이 그게 왜 문제인지 아예 이해를 못하신 것 같습니다. 결국 철학의 문제입니다. 공화국은 '공적 업무'라는 뜻입니다. 공화국의 통치가 친노친문패밀리를 챙기는 ‘사적 업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말이 그렇게도 이해하기 어려운가요?”라며 “대통령은 제 식구가 아니라 국민을 챙겨야 합니다. 대통령이 위로할 사람은 안희정이 아니라, 그에게 성추행을 당한 김지은씨입니다. 지켜야 할 사람도 도지사가 아니라, 그의 권력에 희생당한 여비서입니다. 그게 국민의 대표로서 대통령이 할 일입니다. 국민들의 마음은 가해자인 안희정이 아니라, 피해자인 김지은씨에게 가 있습니다. 김지은씨가 ‘대통령 문재인’이라 적힌 그 조화를 보면, 그 마음이 어떻겠습니까?”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철학이 없는 것이야 그렇다 쳐도, 최소한 개념은 있어야 할 거 아닙니까.근데 이거, 대통령이 보낸 걸까요? 아니면 참모들이 별 생각없이 벌인 일일까요? 전자라면 믿기 힘든 일입니다”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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