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최고 유망주 이강인과 쿠보의 엇갈린 명암

기사승인 2020-07-07 17: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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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최고 유망주 이강인과 쿠보의 엇갈린 명암
▲쿠보 다케후사(왼쪽), 이강인(우측). 사진=EPA 연합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한국과 일본 양국의 축구 최고 유망주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의 이강인(발렌시아)과 일본의 쿠보 다케후사(마요르카)는 2001년생 동갑내기 축구 유망주다. 두 선수는 비슷한 점이 많다. 비슷한 체격 조건에, 왼발을 주로 쓰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일찌감치 스페인 명문팀의 선택을 받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보유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올해 6월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선정한 ‘미래의 축구 스타 15인'에 함께 이름을 올릴 정도로 잠재력도 인정받는 유망주다.

하지만 두 선수의 현재 상황은 정반대다.

한·일 최고 유망주 이강인과 쿠보의 엇갈린 명암
▲ 쿠보 타케후사. 사진=EPA 연합
일본 유망주 쿠보는 현재 장밋빛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쿠보는 지난해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1군에서 뛸 기회가 없어 곧바로 RCD 마요르카로 임대 이적했다.

쿠보는 마요르카 이적 초반만 하더라도 별 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히려 교체 출전하는 이강인보다 기회를 더 못 잡았다. 하지만 팀 내에서 입지를 차근차근 넓히더니 현재 마요르카의 핵심 자원으로 부상했다.  

쿠보는 리그 30경기에 출전해 3골 5도움을 기록했다. 현재 그가 기록한 공격 포인트는 8개로 이는 팀내 2위다. 비록 팀은 17위로 강등권에 위치했지만 그의 입지는 탄탄하다. 특히 지난 1일 셀타비고전에서는 2개의 어시스트를 올리며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특히 쿠보는 리그가 재개 된 이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쿠보는 지난 4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드리블을 6차례나 성공했고 키패스 5개를 뿌리면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팀은 0대 3으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34라운드 이 주의 팀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7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마요르카 임대가 종료되는 쿠보는 많은 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현재 유럽 축구 매체들에 따르면 쿠보는 레알 베티스와 레알 소시에다드(이상 스페인), 아약스(네덜란드) 파리생제르망(프랑스), AC 밀란(이탈리아) 등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보도 다음 시즌 주전 경쟁이 어려운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것 보다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구단으로 이적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최고 유망주 이강인과 쿠보의 엇갈린 명암
▲ 이강인. 사진=AP 연합
이강인은 다소 암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발렌시아 유소년 출신 이강인은 지난해 1월 팀과 1군 정식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발렌시아에서 별 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강인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임대 이적을 알아봤다.

상황이 급박하게 바뀐 시점은 지난해 6월. 이강인은 폴란드에서 벌어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준우승을 이끌고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대회 후 유럽 리그 팀들로부터 구애의 손길을 받았지만 발렌시아의 만류 끝에 결국 팀에 남았다.

올 시즌도 지난 시즌과 비슷한 양상이다. 리그에서 13경기에 출전했는데 이 마저도 주로 교체출전이 대다수였다. 선발 출전은 단 2회에 불과했다. 공격 포인트도 단 1골에 그친다. 감독이 2차례나 바뀌었음에도 이강인은 벤치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훨씬 많다. 

최근에는 거친 플레이로 논란을 사기도 했다. 이강인은 지난달 19일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후반 31분 교체 투입됐으나 상대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에게 공을 빼앗으려다가 발길질을해 퇴장 당했다. 시즌 2번째 퇴장이었다.

결국 이강인은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해 팀을 떠날 계획이다. 발렌시아 지역 언론 수페르데포르테는 6일 “이강인이 최근 팀의 재계약 제의를 거절하고 이적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강인과 발렌시아는 2022년까지 계약했다. 이강인의 바이아웃 금액은 8000만 유로(약 1080억 원)라 현재 이 금액을 주고 이강인을 데려갈 팀은 나오기 쉽지 않아 보인다. 쿠보와는 달리 암울한 상황이다.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