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미래먹거리·차별화로 돌파구 찾는다

포스트코로나 대비하는 철강…“2차전지 소재부터 대단위 투자까지”

기사승인 2020-07-15 0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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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미래먹거리·차별화로 돌파구 찾는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착공식에서 기념사를 하는 모습.(사진=포스코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올해 철강업계는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철강재 수요 감소와 폭등한 원자잿값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하반기 역시 코로나 여파로 전체 생산량의 40% 이상을 수출하는 업계의 수익성에 암운이 드리울 전망이다. 이에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미래먹거리 강화와 차별화 전략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이차전지 소재’(전기차·노트북·휴대폰 배터리 재료)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포스코의 자회사인 포스코케미칼은 이달 2일 포항시 동해면에서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공장은 포항시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 내 7만8535㎡ 부지에 2177억원을 투자해 건립된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1만6000톤 규모의 공장으로 단계적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1만6000톤은 60kWh 기준 전기차 약 42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음극재는 배터리 핵심소재 중 하나다. 인조흑연 음극재는 고온에서 결정성을 높여 제조해, 천연 흑연 제품에 비해 소재 구조가 균일하고 안정적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적인 장수명과 급속충전 성능 구현이 가능한 소재다.

이번 사업 진출을 통해 지금까지 일본과 중국 등에서 전량 수입해왔던 인조흑연 음극재를 국산화해 국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게 됐다. 또 퀀텀점프라 불리울 만한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적극 대응하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울러 코로나와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 포스코 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해 온 이차전지소재사업의 연구 개발과 선제적 투자로 미래 성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2020년 약 300만대에서 2025년에는 930만대 이상으로 연평균 25% 이상 급성장할 전망이며, 미래 전기차 시대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국산화가 반드시 필요했던 소재를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하고 양산하게 됐다”며 “산업강국 대한민국의 실현과 한국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확보, 포스코 그룹의 미래 성장을 위한 매우 중요한 도약”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 미래먹거리·차별화로 돌파구 찾는다
지난해 상하이모터쇼에서 현대제철 관계자가 고장력강,핫스탬핑 등 관련 소재를 관람객들에게 소개하는 모습.(사진=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은 고강도‧경량화 신강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와 미중 무역분쟁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차별화된 제품을 통해 미래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 비전에 호흡을 맞추기 위함이다.

올해 현대제철의 신강종 솔루션은 제네시스 G80과 올뉴아반떼에 적용됐다. 초고장력강 및 핫스탬핑강이 적용되면서 평균 강도는 G80은 약 5%, 아반떼는 8%가량 향상됐다.

신강종이 적용된 부품들은 기존 부품대비 8.5% 가벼우면서도 굽힘 인성은 60% 개선돼 충돌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이를 통해 공정 단순화와 부품 경량화, 원가절감 등을 달성했다.

현대제철은 차세대 모빌리티인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도 생산 중이다. 이 부품은 친환경차량 주요 부품의 핵심소재다. 충남 당진공장에는 6000대 규모의 수소차용 금속분리판 설비가 마련됐으며, 올해 1만6000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금속분리판 생산체제도 추가로 구축될 예정이다.

철강업계, 미래먹거리·차별화로 돌파구 찾는다
동국제강 디지털프린팅 강판으로 꾸며진 부산공장 외벽(사진=동국제강 제공)
동국제강은 고급 컬러강판 투자를 확대해 시장을 선도하는 ‘초(超)격차’ 전략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지난 9일 연산 7만톤 생산능력의 최고급 컬러강판 생산라인을 부산에 증설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약 250억원을 투입하고, 고부가가치 컬러강판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 컬러강판 생산라인을 합리화해 컬러강판 생산 능력을 현재 8개 생산라인, 75만톤에서 2021년 하반기까지 9개 생산라인 85만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경쟁사들이 1~4개 라인에서 최대 10~40만톤 수준을 생산하는 것과 비교되는 세계 최대 규모다.

신규 증설하는 라인은 세계 최초로 라미나(Laminate) 강판과 자외선(UV) 코팅 공정을 혼합한 광폭 라인(1600mm)이다. 라인에서는 고부가가치 컬러강판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가전사와 고급 건자재 시장을 타겟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생산 인프라, 품질, 영업력, 연구개발 능력, 서비스 등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인 컬러강판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초격차 전략의 일환이다.

회사는 앞서 2011년부터 컬러강판 사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생산 능력 확충과 함께 ‘럭스틸’과 같은 브랜드 마케팅 도입하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그 결과 컬러강판 사업은 2011년까지 건자재 중심의 40만톤대 생산 규모에서 2012년 이후 가전과 프리미엄 건자재를 아우르는 60~70만톤대 사업으로 성장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글로벌 가전사와 건자재 시장에서의 고급화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수익 컬러강판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회사의 매출 중 컬러강판 비중이 지난해 17.6%까지 확대됐고, 이번 투자로 향후 2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im918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