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걸고 친선전...'카러플'이 만든 이색 사내 풍경

강한결 / 기사승인 : 2020-07-16 07: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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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회의실에 모인 경영관리팀·취재본부팀 '카러플' 친선전 대표선수.

[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지난 13일 오후 12시 30분. 쿠키뉴스 회의실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이날 취재본부와 경영본부는 4대 4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카러플)' 친선 경기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승리팀에게 주어지는 보상은 커피. 하지만 커피는 명목일 뿐, 꼭 가져가야 할 전리품은 '승리'였죠. 출전 선수들은 경기 시작 10여분 전부터 프로게이머 못지않은 열띤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전의를 불태웠습니다. 특히 게임&스포츠팀의 문대찬, 김찬홍 기자는 팀의 명예를 지켜야된다는 사명감으로 누구보다 강한 의욕을 보였습니다. 혹 패한다면 조롱은 각오해야했습니다.

양측은 5판 3선승제로 승부를 가리기로 했습니다. 취재본부 측의 티어가 높은 데다가, 주로 스피드전을 즐기는 관계로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경기는 아이템전으로 진행됐습니다. 취재본부와 달리 경영본부 전원이 과금 유저인 관계로 카트는 모두 연습 카트로 통일했습니다.

이날 친선전은 연습 카트로 진행됐다.


맵 리스트는 '쥐라기 디노 마을의 초대',  '차이나 서안 병마용', '공동묘지 유령의 계곡', '브로디 거대한 에너지 생산기', '네모 메디아 은신처'로 구성됐습니다.

양 팀의 공통된 생각은 '이길만 하다'였습니다. 우선 취재본부는 게임&스포츠팀 기자들의 캐리를 믿고 있었습니다. 특히 김찬홍 기자의 실력은 이미 사내에도 정평이 난 수준이었으니까요. 반면 경영본부는 팀플레이를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네 명이 한 몸처럼 움직이면서 확실히 선두를 몰아주자는 전략으로 승리 의지를 다졌습니다. 취재 결과 경영본부는 친선전 개최가 결정된 뒤부터 일주일 간 퇴근 후 맹훈련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반면 취재본부는 한차례 합을 맞춘 게 전부였죠.

"게임&스포츠팀은 이기면 본전, 지면 창피한 것"이라며 승리의지를 불태운 문대찬 기자.

양 팀은 모두 3대0 승리를 바랐지만, 예상외로 경기는 팽팽하게 흘러갔습니다. 1·2세트 취재본부는 스피드전으로 다진 주행능력으로 체급 차를 과시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경영본부의 팀워크가 빛났습니다. 1위를 달리고 있던 김찬홍 기자를 물풍선으로 저격하고, 악마 아이템으로 취재본부 전원을 '멘붕'시켜 3, 4세트를 내리 따냈죠.

결국 승패는 운명의 5세트에서 갈리게 됐습니다. '패패승승승'을 노리는 경영본부의 기세는 무서웠습니다. 두 번째 바퀴까지만 해도 블루팀(경영관리팀)이 선두를 달리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경영본부는 알고 있었을까요. 취재본부의 에이스 김찬홍 기자의 쇼타임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 것을.

▲ 승패를 결정한 5경기 김찬홍 기자의 하드캐리.


85% 완주한 시점 김찬홍 기자는 홀로 스피드전을 하는 것처럼 드리프트 이후 부스터를 쓰며 꾸준히 높은 속도를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2랩 당시에는 지름길 진입에 실패했지만, 마지막에는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며 결국 취재본부팀에게 승리를 선물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회의실은 취재본부팀의 함성과 경영본부팀의 탄식으로 가득 찼습니다. 하지만 양측은 이윽고 모두 재밌게 즐겼다며 화기애애하게 웃었습니다. 물론 경영본부팀은 커피를 사주면서도 복수를 다짐했지만요. 두 본부는 빠른 시일내 2차전을 치를 예정이라고 하네요.

승리 후 하이파이브 하는 게임&스포츠팀 문대찬·김찬홍 기자.

이날 친선전에 참가한 경영관리팀 정현미 과장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즐기는 이유에 대해 "어릴 때 하던 게임이라서 익숙함과 추억 때문에 손이 간다"며 특히 다른 사람들과 같이하는 재미가 있고 팀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대찬 기자도 "그동안 경영본부와는 소속이 달라서 어느정도 거리감이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카러플' 친선전을 통해 한층 가까워진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넥슨 관계자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기자에게 전했습니다. 넥슨 홍보담당자는 "사내에서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친선전이 진행되고 있다"며 "팀별로 연습을 한 뒤로 사내 분위기도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주목할 점은 '카러플' 강자가 의외로 어린 학부모 임직원이라는 점"이라며 "가족 간에도 화목하게 '카러플'을 즐기는 모습을 생각하니 뿌듯해진다"고 말했습니다.

기자는 최근 지인에게 "가끔씩 메신저만 주고받고 오랫동안 만나지 않던 친구들과 '카러플'을 플레이하며 안부를 물었다"는 카트 예찬론을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그렇구나"하고 넘어갔지만, 회의실에서 열린 친선전을 직관한 이후 지인이 느낀 희열감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10대부터 40대까지, 전 연령대에서 '카러플'이 사랑받는 이유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출시 두 달을 넘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장기흥행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오는 17일 두 번째 시즌 '도검'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고, 유저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구체적 지표도 훌륭합니다. 15일 기준으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9위,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2위를 기록중입니다.

2004년 출시된 '카트라이더'는 '스타크래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민게임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16년이 지난 지금 pc버전 원작을 쏙 빼닮은 '카러플'이 출시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카러플'의 흥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오랜만에 '국민게임'이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 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