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숨결] 만성폐쇄성폐질환, COPD가 태음인 체질에 흔한 이유

[한방의숨결] 만성폐쇄성폐질환, COPD가 태음인 체질에 흔한 이유

기사승인 2020-07-22 13: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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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음인에 많이 나타나는 COPD 폐질환
#글//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박사)

[한방의숨결] 만성폐쇄성폐질환, COPD가 태음인 체질에 흔한 이유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보통 만성 폐쇄성폐질환(COPD)나 폐섬유화증으로 폐가 경화되면(굳으면) 심장도 딱딱해져 심장기능이 정지된다. 정상적인 폐나 기관지에서는 백혈구가 세균, 바이러스, 유해물질, 미세먼지나 알레르기 물질을 걸러주지만 폐가 약해져서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약해지며 망가지게 된다.

폐기능을 약화시키고 떨어트리는 가장 큰 원인은 장기간 흡연이다. 담배는 COPD나 섬유성 폐질환을 유발하는 주 원인이기도 한다. 폐질환을 막고 폐기능을 유지하는데 담배를 끊는 것만큼 확실하고 좋은 방법이 없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심지어 병이 걸린 다음이라도 담배를 끊으면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금연생활도 폐질환 치료의 한 방법이란 얘기다.

폐질환을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폐 자체의 면역력, 재생력 증진은 물론이고 그 기능을 개선, 재활을 도모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COPD 발생 및 악화를 촉진하는 생활 속 위험요인은 이밖에도 많다. 미세먼지와 알레르기 유발물질, 꽃가루 등에 노출되지 않게 조심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는 게 좋다. 평소 독감이나 감기가 유행할 때에는 사람이 많은 곳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잦은 감기나 폐렴은 COPD 발생 및 악화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태음인은 본래 폐기관지가 약해지기 쉬우므로 특히 더 주의가 필요하다. 태음인 체질은 기관지나 폐포에 힘이 없고 폐력(肺力)도 떨어져 코로 공기를 흡입하는 기능이 떨어지기 쉽다. 태음인들 가운데 코 호흡을 하지 못하고 입호흡을 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우리 인체는 입으로 호흡을 하는 것이 편하다고 뇌가 받아들이게 되면 코로 호흡하기보다 입으로 호흡하는 습관을 고착시키게 된다. 입호흡은 먼지, 찬공기, 알레르기 물질,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등과 같이 기관지나 폐에 유해한 것을 걸러내지 못한다. 입호흡을 하는 이들의 폐가 약해지기 쉬운 배경이다.

이는 또한 곧바로 COPD나 폐섬유화증, 폐기종, 폐암 등 치명적인 폐질환을 자초하는 지렛대로 작용한다. 통계적으로 만성 폐질환자의 약 75%가 태음인 체질의 소유자란 조사결과가 있다. 만성 폐질환 치료 시 체질개선을 동시에 도모해야 좋은 이유다.

[한방의숨결] 만성폐쇄성폐질환, COPD가 태음인 체질에 흔한 이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김남선 박사가 만성 폐질환자의 맥을 짚어보고 있다. 
 
COPD 등 만성 폐질환을 치료할 때는 흡입제, 경구제, 주사제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된다. 이 중 흡입 치료는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4000년의 역사를 가진 인도 아유르베다(Ayurveda) 의서에도 호흡기 질환 치료를 위해 활용했다고 기록돼 있다.

17세기 무렵에는 호흡곤란을 동반한 천식과 기침 치료에 천연 약초인 흰독말 풀잎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현재의 항콜린제제 개발로 이어졌다. 이후 1956년 무렵 정량식 흡입제(MDI, Metered Dose Inhaler)가 등장했고, 곧이어 네블라이저(Nebulizer·연무기)도 나오게 됐다.

일본에서는 온천요법도 많이 쓰인다. 관을 이용해서 온천에서 발산되는 증기를 코로 흡입케 하는 방법으로 기침과 천식 증상을 가라앉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히노키(檜木) 피톤치드 흡입도 호흡기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많다.

필자의 경우엔 네블라이저를 이용한 아로마요법을 폐질환 치료 시 보조적으로 사용, 효과를 보고 있다. 유칼립투스(Eucalyptus)나 페퍼민트(Peppermint) 에서 분리 정체한 오일을 증류수에 희석시켜 흡입하게 하는 보완대체의학요법의 일종이다. 기침, 천식, COPD, 폐섬유화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

[한방의숨결] 만성폐쇄성폐질환, COPD가 태음인 체질에 흔한 이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김남선 박사가 기침 발작을 억제하고 숨길을 편하게 해주는 경혈 자리에 침을 놓고 있다.
 
한약으로는 2000년 전 상한론이라는 중국 고전 한의서에도 언급돼 있는 소청룡탕(小靑龍湯)을 기본 고방(古方)으로 삼아 기침 천식 발작 완화에 도움이 되는 신이화, 금은화 등을 가미해 쓰는 김씨영동탕이 대표적이다. 신이화는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효과,금은화는 폐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폐포나 모세기관지를 활성화시키는 효가가 뛰어난 약재다.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