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다만 악’ 황정민 “쉽고 신나는 영화, 선물하고 싶었어요”

기사승인 2020-07-30 05:18:10
- + 인쇄
[쿠키인터뷰] ‘다만 악’ 황정민 “쉽고 신나는 영화, 선물하고 싶었어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언론 시사회 /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요? 대사가 적어서요.”

화상통화 영상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운 배우 황정민의 말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지난 28일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 언론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요르단에 머물고 있는 황정민과의 영상통화 시간이 진행됐다. 황정민은 2년 전 개봉한 영화 ‘공작’을 언급하며 “대사가 많아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대사가 없으니 더 어렵더라”라고 말하며 간담회 분위기를 들었다 놨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황정민은 살인청부업자 인남 역할을 맡았다. 일을 마치고 홀로 밥을 먹고, 아무것도 없는 방바닥에서 잔다. 삶의 이유를 잃고 떠나려는 그에게 찾아온 잃어버린 가족의 소식이 생의 본능을 일깨운다. 영화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호흡을 맞춘 배우 이정재와의 인연도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영화에서 끝도 없이 쫓고 쫓기며 싸운다. 차기작 ‘교섭’의 해외 촬영으로 출국하기 전 진행된 황정민과의 사전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쿠키인터뷰] ‘다만 악’ 황정민 “쉽고 신나는 영화, 선물하고 싶었어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Q. ‘공작’ 이후 2년 만에 다시 여름 텐트폴 무비로 돌아왔다. 개봉 소감이 어떤가.

“여름에 2년 만에 찾아뵙게 되어서 기쁘고 설렌다.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마음이 안타깝기도 하다. 그래도 답답한 마음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보면서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아주 시원하고 여름에 맞는 영화로 관객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Q. 오프닝 시퀀스에서 날카로운 암살자로 등장한다. 연기의 주안점을 어디에 뒀나.

“우선 ‘그 인물이 어떤 이유로 지금 ‘암살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역으로 생각했을 때 이 사람이 얼마나 마음에 큰 짐을 지고 있고, 자기가 청부 살인이라는 잘못된 직업을 선택하고, 그 일을 하면서 스스로를 얼마나 갉아먹고 피폐해져 가느냐가 중요했다. 그 부분에 대해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관객들이 ‘김인남이란 사람이 저런 직업을 가져서 자랑스러워하는 게 아니라 너무너무 괴로워하고 있구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캐릭터 준비를 시작했다.”

 

Q. 오랜만에 액션 영화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액션 장르이기 때문에 선택한 건 아니다. 대본이 처음에 저한테 왔을 때 쉽고 재미있게 읽었다. 관객 분들이 영화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신나는 무언가를 보여드리고 싶은 욕망이 컸다.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이 조금 무거워지는 영화보다는 영화 속 액션 쾌감을 즐기고 그것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 할 수 있는 영화를 선물해드리고 싶었다. 그 때 마침 이 작품을 받았고 그래서 선택했다. 영화 ‘신세계’ 때는 액션 장면이 많지 않았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이라고 표현돼있는데 정말 말 그대로 ‘하드보일드’하다. 액션 양이 기존에 찍었던 ‘베테랑’ 등 작품보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다”

 

Q. 한국-태국-일본 3개국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해외 로케이션 촬영이 80% 정도였는데, 국내 촬영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큰 차이가 존재한다. 국내 촬영에서는 현장에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 바로 재정비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방에 있더라도 서울에 있는 스태프들한테 장비들을 빨리 받아 와서 다음에 더 크게 만들 거나, 다시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외국에선 그것이 허용이 안 된다. 사전에 정말 철저한 준비를 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빈틈이 보이고 채워야 할 부분들이 생기더라. 현장 스태프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빈틈이 보이지 않게 애쓰면서 진행했다. 그게 제일 큰 차이다.”


[쿠키인터뷰] ‘다만 악’ 황정민 “쉽고 신나는 영화, 선물하고 싶었어요”
사진=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컷

Q. 아이를 구하기 위한 간절함을 연기했다.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감정적으로 아이를 구출하려는 것도 확실한 미션이었다. 모든 감정이 복합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를 구출한다’라는 느낌도 분명 인남에게 있었다. ‘내가 얼마나 지금 잘못되어가고 있는가, 이미 잘못된 인생을 돌이킬 수 있는가’를 인남은 분명 알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자신의 잘못된 점들을 계속 반성하고 있는 차에 그 아이를 구함으로써 ‘나를 구할 수 있다’는 목표가 생긴 거다. 그만큼 인남에게 아이는 희망적인 삶의 존재였다.”



Q. 이정재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처음 느꼈던 기분은.

“너무 좋았다고 밖에 설명이 안 된다. 이미 ‘신세계’ 때 정말 좋았다. 7년 전에는 처음 만나 조금 서먹서먹한 것도 있었지만, ‘어? 이 배우랑 한 번 더 하고 싶은데’라는 생각을 했다. ‘신세계’ 촬영을 끝내고 함께 술을 마시며 ‘꼭 한 번 더 하고 싶어’라고 얘기했다. 이정재 배우도 ‘무조건’이라고 하더라. 이후 만날 때마다 ‘우리 언제 해’라는 이야기를 하며 7년이 흘렀다. 아마 이 영화를 함께 하려고 그랬던 게 아닐까.”

 

Q. 박정민(유이)과의 호흡도 새롭다. 함께 연기한 소감은.

“우리가 비밀병기처럼 내놓았는데, 이렇게 막 올려놓으면 관객 분들이 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 막상 봤을 때 ‘뭐야’라고 느낄까 봐 조금 걱정되긴 하다. 우리 현장에선 최고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박정민이 맡은 유이 역이 이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는 최고의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분명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박정민은 워낙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이고 감각적으로도 훌륭하다. 무한한 신뢰가 있다. 정말 잘 해낸 것 같아 선배로서 꼭 칭찬해주고 싶다.”

 

Q. 올 여름 한국영화 BIG3 중 하나로 등판하게 됐다. 감회가 어떤가.

“코로나19로 인해 영화계를 비롯해 사회 전반적으로 모두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비롯한 모든 영화들이 잘 돼서 관객들과 영화업계 모두에게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전처럼 많은 관객분들이 극장에 와서 함께 들뜨는 분위기는 아니다. 다만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조심하면서 성숙하고 안전한 관람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다시 한 번 극장에 개봉하는 영화를 통해 많은 분들이 함께 설레고 즐거워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 같다.”


bluebel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